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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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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뭐 먹었지?…일상이 된 ‘치매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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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 200만명 고통 전망…

“PET 한 번으로 진단 가능” 올부터 60세이상 의심환자 건보적용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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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 이모씨는 몇 달 전부터 기억력이 크게 나빠진 것을 실감하고 있다. 한 때 가족들의 전화번호와 생일, 주민등록번호까지 외울 정도로 기억력이 좋았던 그였지만 최근에는 어제 먹은 점심 메뉴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 감퇴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지만 최근 기억력이 자꾸만 나빠지면서 이씨는 ‘혹시 나에게 치매가 온 것은 아닐까’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뇌는 인체에서 차지하는 무게나 면적이 적지만 가장 중요한 부위다. 뇌가 다치면 각종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겨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인구 고령화에 따라 뇌 질환 중 치매가 부모님 세대가 가장 걱정하는 질환이 되고 있다. 암, 심혈관질환 등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이 많지만 가장 두렵고 피하고 싶은 병으로 ‘치매’를 꼽을 수 있다. 가족에게 큰 부담이 되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한국, 고령화 진행 가장 빨라=치매 인구 2040년 200만명 예상=한국은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OECD 35개국 중 고령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는 국가에 해당됐다. OECD 회원국 평균 80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15년 4.4%에서 2050년에는 1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 반면 우리나라의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의 비중은 2015년 2.6%에서 2050년 14.0%로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게 OECD의 전망이다.

이에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 중 하나인 치매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 환자는 72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숫자는 오는 2024년에는 100만명, 2040년에는 2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치매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치매국가책임제’를 ‘보건의료 정책 1호’로 정했다. 2017년 치매관리를 위한 복지부 예산은 추경까지 편성하며 총 2176억원까지 늘어났다. 복지부는 이 예산을 현재 47개 치매지원센터를 250개까지 늘리고 공립요양병원 기능을 보강하는 데 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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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원인은 다양=증상 있다면 검사 빨리 받는 것이 중요=치매는 정상적인 생활을 해오던 사람이 후천적으로 기억장애를 포함한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상태다. 치매의 가장 초기 증상은 기억력 감퇴가 맞지만 단순히 기억력이 과거보다 나빠졌다고 치매라고 단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진산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어르신이 단지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해서 치매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며 “나이가 들면 누구나 인지기능이 떨어지는데 정확한 검사를 통해 정상 노화와 비정상적인 노화를 구분해야 치매를 예방하고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매와 혼동하기 쉬운 것이 건망증이다. 건망증도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이 기억나지 않거나 또는 물건을 둔 위치가 생각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건망증은 거의 대부분 심리적 요인과 출산, 폐경 등의 신체 변화가 원인이다. 건망증이 ‘내가 왜 이러지’, ‘이러다 치매에 걸리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을 정도로 자신의 기억력이 떨어진 것을 인지한다면 치매는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의 원인은 신경퇴행성 질환과 뇌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감염 및 중독성 질환, 유전성 질환 등 다양하다. 대표적인 치매는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혈관성 치매는 크고 작은 혈관이 반복적으로 막혀 뇌가 손상되면서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은 현재까지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진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억장애와 치매에 대한 병력 청취, 기억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에 대한 정밀검사와 MRI(자기공명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최신 뇌영상 검사인 아밀로이드 PET는 한 번 촬영으로 알츠하이머병 원인 단백질의 침착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라며 “올해 1월부터 치매 국가책임제의 후속조치로 60세 이상 치매 의심환자인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MRI 검사가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환자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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