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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NBA와 KBL의 자유투성공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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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서)

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쇼미 더 스포츠-147] 자유투 성공률은 농구에서 각 리그 간의 경쟁력과 수준을 무시하고, 순수하게 선수 개인의 슛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아주 객관적으로 비교, 분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지표이다. 필드골을 포함한 여러 다른 지표들은 상대의 공격과 수비 수준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수비가 약한 팀을 상대로 다득점을 한다면 기록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백분율과 관련된 기록 항목들은 더욱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리그들을 서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자유투는 다르다. 자유투는 상대의 반칙을 통해 얻게 되는데, 백보드로부터 약 4.6m 떨어진 자유투 라인에서 상대 수비의 아무런 방해 없이 슛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 공격 옵션이다. 비록 필드골에 비해 성공 시의 득점이 1점에 불과하지만, 보통 2번의 기회를 부여받기 때문에 팀 전체의 득점과 승리에 상당한 기여를 한다.

다른 구기종목에도 자유투와 유사한 옵션은 있다. 예컨대, 축구의 페널티킥이나 핸드볼의 페널티스로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자유투같이 완전하게 수비의 방해를 받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경기 중에 발생하는 빈도에 있어서도 농구의 자유투에 비하지 못한다.

'슛터는 타고난다'는 농구의 격언이 있다. 전문가들과 농구인들의 상당수가 이에 동의한다. 물론, 타고난 재능 외에도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농구에서 슛을 쏘는 상황은 셀 수 없이 많고, 시합 중에 소위 노마크로 기회를 얻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거친 몸싸움과 함께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거나 때로는 달고 슛해야 한다. 때문에 필드골 성공률은 아무리 최고의 슛터라 해도 60%를 넘기 힘들다.

하지만, 자유투는 다르다. 타고나지 않더라도 연습과 노력으로 커버가 가능하다. 타고난 슛터가 당연히 더 유리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노력 여하에 따라 높은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할 수 있다. 농구는 피지컬이 많이 좌우하는 스포츠이고 때문에 상대적으로 흑인이 유리하다. 하지만, 적어도 자유투라인에서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공평하다. 키가 더 크다고, 탄력이 좋다고 해서 자유투에 특별히 더 유리한 것이 아니다.

지난 2017-18시즌으로 KBL 전체 팀들의 자유투 성공률 평균값은 70.9%였다. 가장 좋은 팀이었던 SK는 74.5%(728점)였고, 가장 나쁜 팀이었던 KT는 68.1%(621점)였다. 시즌 내내 자유투로 넣은 두 팀의 점수 차는 107점이었다. SK는 KT에 비해 자유투만으로 경기당 평균 2점을 더 넣었다. SK는 팀 득점 1위, 정규시즌 순위 2위였고, KT는 각각 9위, 10위였다.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KT로서는 팀 자유투가 좀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기준으로, NBA 30개 팀들의 평균 자유투 성공률은 76.3%이다. KBL 평균치보다 무려 5.4%나 높은 수치이다. KBL에서 가장 자유투가 좋았던 팀인 SK보다 자유투 성공률이 낮은 팀은 LA를 연고로 하는 두 팀을 포함해 전체 30개 팀 중 5팀뿐이다. 만약 KBL의 자유투 성공률이 NBA 수준인 76%를 넘는다면 KBL 각 팀의 평균 득점은 경기당 약 1점 상승한다.

KBL의 지난 2017-18시즌 자유투 성공률 1위 선수는 레이션 테리로 84.3%였고, 2위 두경민은 83.2%였다. 문제는 자유투 성공률 80%를 넘는 선수가 이 두 명을 포함해 총 3명뿐이라는 사실이다. 올 시즌 1위는 이관희(82.0%)이며, 80%를 상회하는 선수 또한 3명뿐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조성민이 90%를 넘는 자유투 성공률은 수년간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상황은 좀 아쉽다. 비단, 조성민뿐이 아니었다. 우지원, 추승균, 김상식, 문경은, 김영만 등은 90%를 넘거나 근접한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들이다. 문경은은 2008-09시즌에 94.6%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했다(이는 NBA 역대 통산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즉, KBL 선수라고 해서 자유투 기량이 떨어질 이유는 없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최근 5시즌을 비교할 때 NBA와 KBL 간의 기록 차이는 상당하다. NBA에서 시즌 자유투 성공률 1위를 하기 위해서는 90%를 훌쩍 넘어야 하며, 80%가 넘는 선수는 셀 수없이 많다. NBA가 KBL보다 팀 수가 3배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겠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그 차이가 너무 크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농구에서 자유투는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리고 수비의 방해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며, 효과적인 공격 옵션이다. 그리고 축구의 페널티킥과는 달리 경기 중에 일반적으로, 또 빈번하게 발생한다. 자유투에 조금 더 집중하고 가중치를 두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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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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