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서 요르단 꺾고 8강진출
스즈키컵 우승 등 4번째 기적
"행운은 그냥 오는것도 아니다"
20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둔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관중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
"'박항서 매직'은 제가 감독이라 붙여준거다. 저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
베트남축구대표팀을 아시안컵 8강으로 이끈 박항서(60) 감독이 밝힌 소감이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FIFA랭킹 100위)은 20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109위)과 아시안컵 16강전에서 90분간 1-1로 비겼다.
베트남은 전반 39분 압델라만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6분 응우옌 쿵푸엉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연장 30분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했다. 베트남은 8강에서 일본-사우디아라비아 승자와 맞붙는다.
박 감독은 지난해 1월 아시아 23세 이하 챔피언십, 8월 아시안게임 4강, 12월 스즈키컵 우승에 이어 네번째 기적을 썼다. 베트남은 2007년 이후 두번째로 아시안컵 8강에 올랐다.
박 감독은 "행운이라는건 그냥 오는게 아니다. 진짜 맡은일에 최대한 노력을 다했을때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도 100% 행운만 따른게 아니다.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둔 베트남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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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선에서 1승2패로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진출 후 회복시간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감사 드린다. 폭스스포츠 기자가 한국신문을 보니깐 수비축구를 했다고 혹평했다고 하더라. 우리 베트남은 우리가 가장, 우리몸에 잘할수 있는걸 한다. 수비축구라고 혹평했지만 수비축구라고 인정하기 싫다. 철저하게 실리축구를 한다. 수비축구라고 하지 마시고 실리축구라고 생각해주세요. 우리가 가장 잘할수 있는게 지금의 축구라고 생각한다."
-8강에서 일본-사우디전 승자와 맞붙는다. 어느팀이 더 쉽다고 생각하나.
"우리에게 어느팀이든 쉬운 상대는 없다. 올라온 팀은 어려운 상대다. 우리보다 FIFA랭킹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보다 약한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베트남은 다른나라보다 현지에서 지원이 부족한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하나의 팀이란걸 갖고 있다. 그 부분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저와 선수들이 다짐했다. 오늘 경기도 전쟁은 시작됐는데, 육체적으로 피곤하다는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끝까지 싸워줄 것을 이야기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베트남과 요르단의 경기 연장전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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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적으로 소감은.
-전술적인 부분은.
"우리 기본틀은 유지하고 갔다. 우리 꽝하이를 밀집지역에서 봉쇄당할 우려가 있다. 측면이나 미드필더로 내려와서 볼을 받게했다. 도훙동이 체인지를 시킨부분이 잘 이뤄졌다. 득점도 그렇게했지만, 상대 측면을 공략하려했다. 전술 임무를 100%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박항서 매직'이란 표현을 쓰고 있는데, 이 표현에 대한 생각은. 목표였던 16강 넘어 8강까지 갔는데,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나.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베트남과 요르단의 경기 연장전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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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에서 한명을 빼고 다 넣을 만큼 완벽한 모습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감안하고 연습했나. 교체선수를 감안해 리스트 짜는거 같던데,어떤 기준으로 짰나.
"제가 23세 대회 때 승부차기 성공한 기억도 있고, 아시안게임에서 패배한 기억도 있다. 16강 진출 후 하루쉬고, 이틀밖에 훈련시간이 없었다. 승부차기 연습을 하라는 이야기는 했다. 제가 리스트를 짤때 나름대로 기준이 있다. 오늘 승부차기를 준비하는걸 보면 코치진이 이상하게 생각할거 같아서 혼자 리스트를 작성했다. 마지막에 이영진 코치와 상의했다. 실축한 선수는 평소 연습때 잘차는 선수인데, 부담감이 있어서 실축했다. 그 선택은 저 나름대로 잘 판단했다고 생각한다."
-이라크와 조별리그에서 행운이 따랐다는 소리를 했는데.
"제 기억으로는 통역을 잘못했는지, 운이 좋았다 나빴다는 소리를 안하겠다. 행운이라는건 그냥 오는게 아니다. 진짜 맡은일에 최대한 노력을 다했을때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도 100% 행운만 따른게 아니다.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다."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 베트남과의 16강전에서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득점 기회를 얻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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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국 인터넷을 가끔 본다. 폭스스포츠 아시아 담당자가 베트남이 수비축구를 하면 한계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사를 봤다. 우리가 수비축구? 당연히 맞다. 그건 우리가 잘할수 있고 결과물을 낼수 있는거라 생각한다. 그게 우리팀에 가장 잘맞는거고, 가장 잘한수 있는거다. 실리축구라고 생각한다."
-조별리그에서 체력문제로 경기력이 안좋았는데, 오늘도 그렇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 전반이 끝난뒤 선수들에게 무슨말을 해줬나.
"특별한 주문은 없었다. 리드당하는 상황에서 상대 롱패스에 대한 부분을 준비시켰다. 우리는 종반 이후 적극적으로 잘 활용하려했다. 꽝하이의 움직임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
두바이=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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