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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K리그1 POINT] 베일 벗는 이임생의 新 수원 키워드, '뒤 아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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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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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남해] 신명기 기자= 수원 삼성의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임생 감독의 구상은 분명하다. 뒤에 쳐져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해 상대 진영에서 경기를 하겠다는 의지다. 첫 공식석상에서 힌트를 줬고 전지훈련에서 이러한 구상을 현실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임생 감독은 지난 3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K리그 감독으로서 처음인 점, 많은 취재진이 찾은 탓에 더욱 신중하게 발언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시즌 수원이 보여줄 축구에 대해 "내 축구에 대해 스스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적절한 것 같지 않다"면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즉답을 피하는 듯 했지만 기자회견을 흐르면서 이임생 감독의 발언 조각 하나하나를 모아보면 이임생 감독이 생각하고 있는 축구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당시 이임생 감독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내가 하고 싶은 축구'보다는 팀 내외의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방향성을 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임 확정 후 한 달이나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것도 지난 시즌 나타난 팀의 특징을 세밀하게 확인할 시간이 필요해서였다.

"계속해서 지난 시즌 수원 경기들을 봤다. 다른 K리그 팀 경기도 마찬가지였다"던 이임생 감독은 "선수들과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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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에 대한 문제와 개선점에 대해서는 "수비 조직이 강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염기훈-데얀을 주축으로 하는 우리가 역습 전략을 펼치는 건 어렵다. 그래서 뒤보다는 앞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물론 뒷공간에 대한 부담도 크다. 우리가 그 길로 가야 된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길로 가려한다"면서 팀 상황에 따른 팀 스타일 변화를 예고했다.

실제로 선수들이 느끼는 바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베테랑으로서 취재진 앞에 선 양상민 역시 "너무 내려선 상황에서 역습으로 나섰던 것 같다. 염기훈-데얀이 전방에 있는 걸 감안해 앞에서 압박하며 경기를 풀어가자는 것에 공감했다"면서 힘을 실었다.

이임생 감독을 수원의 1차 전지훈련지 경남 남해에서 다시 만났다. 그동안 선수들의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팀 조직을 강화했던 이임생 감독은 17일 제주국제대와 연습경기를 변화시킨 전술의 시험무대로 삼았다.

연습경기는 40분씩 3쿼터로 진행됐다. 신예부터 베테랑까지 골고루 기회를 받은 상황에서 이따금씩 이임생 감독의 고함이 들렸다. 특히 자신이 추구하는 전방 압박과 높은 수비라인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랬다. 승패나 당장 한 골을 넣고 허용하고에 대한 부분보다 더 중요한 평가요소가 되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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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선수들은 1쿼터에 조직적으로 완성되지 못한 듯 보였지만 점차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만난 이임생 감독도 그 부분을 짚었다.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쿼터가 진행될수록 개선된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면서 연습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평을 내렸다.

그러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축구에 모든 선수들이 따라줬으면 하는 생각을 드러냈다. 이임생 감독은 "이미 선수들에게도 내가 하려는 축구에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경기에서 뛸 수 없다고 말해줬다. 기존 선수들, 새롭게 도전하는 선수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하나의 팀으로서 전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센터백들이 뒷공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라인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보이는 선수보다는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선수를 기용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여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말했다.

선수들도 이 부분을 확실히 각인한 듯 했다. 수비수인 구자룡은 "감독님의 방향성에 동의하고 있다. (염)기훈이형이나 데얀을 중심으로 공격하는 상황에서 역습은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올려서 경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염기훈도 "공격수 입장에서 감독님이 저를 중심으로 전술을 짰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감독님은 모든 선수들 앞에서 우리가 앞으로 할 축구에 대해서 분명하게 이야기하셨고 선수들은 달라진 전술에 빠르게 적응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많이 뛰어 전방으로 압박을 가하고 수비라인도 끌어당겨 간격을 유지하는 식의 축구.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취임사와 전지훈련장에서 확인한 이임생 감독의 축구는 그랬다. 새로운 수원이 점차 베일을 벗는 느낌이다.

사진= 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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