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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문선민은 왜 그런 인터뷰를 했나…전북 이적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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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문선민이 지난 달 1일 인천-전남 시즌 최종전 직후 팬들에게 유니폼을 던져주고 있다. 인천 | 최승섭기자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전주성에 ‘그린 문’이 뜬다. 올 겨울 이적시장 최대어로 꼽힌 문선민이 최강 전북 유니폼을 드디어 입었다.

전북은 15일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공격수로 2~3차전에 선발 출격했던 문선민 입단을 확정지었다고 공식 발표했다<본지 1월11일 8면 단독보도>. 전북은 선수에 현금을 얹어주는 방식으로 문선민의 전 소속팀 인천과 거래를 완료했다. 본지 예측대로 인천으로 가는 수비수는 이재성이 낙점됐으며 그는 이미 인천의 태국 치앙마이 전지훈련에 가세했다. 지난해 문선민의 K리그 맹활약 및 러시아 월드컵 분전으로 시작된 이적 가능성은 문선민이 지난해 12월26일 본지와 단독인터뷰를 통해 새 둥지 물색을 공언함에 따라 본격 점화됐다. 여러 구단의 치열한 경쟁 끝에 전북이 실력과 상품성을 동시에 갖춘 문선민을 끌어안게 됐다.

이적 과정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것이 문선민의 본지 인터뷰였다. UAE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서 전격 제외된 그는 “(벤투 감독 지적에 따라)인천이 너무나 좋고 고마운 팀이지만 이젠 공격적인 팀에서 밀집 수비하는 팀을 이기는 경험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인천 팬들의 반발은 당연했고 그에겐 ‘문밀집’이라는 별명까지 생겨났다. 문선민이 총대를 메고 인터뷰를 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인천 구단 창단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선수다. 게다가 인기도 많아 단숨에 인천을 상징하는 스포츠 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6월 선거에서 당선된 박남춘 인천시장도 그가 월드컵에서 돌아오자 “수고했다”며 격려할 정도였다. 하지만 문선민의 커리어를 냉정히 따졌을 때 올겨울은 그가 인천에 이적료를 안겨주고 새 팀으로 옮기기에 적기였던 것도 사실이었다. 주총 무산 등으로 구단 수뇌부 교체가 계속 지체되면서 아무도 문선민의 거취를 논하려고 하지 않았다. 결국 그의 이적 추진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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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민이 15일 전북으로 이적했다. 제공 | 전북 구단



이 때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가 새로 부임한 이천수 구단 전력강화실장이었다. 월드컵 2회 출전, 한국인 최초 라리가 진출 등 화려한 커리어를 지닌 이 실장은 문선민의 축구 인생을 봤을 때 지금은 보낼 때란 생각을 했다. 물론 문선민이 원하는 연봉을 맞춰 잔류시킬 여지도 있었으나 고민 끝에 그의 이적을 추진하기로 했다. 마침 인천의 수비가 취약했기 때문에 문선민을 보내면서 ‘센터백+현금’을 취할 수 있다면 안성맞춤이라고 판단했다. 요른 안데르센 인천 감독도 수비수 보강의 필요성을 적극 피력했다. 주총 전날 나온 문선민의 인터뷰는 결과적으로 새 수뇌부 등 인천 구단 전체가 그의 이적을 본격 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전달수 신임 사장은 취임과 함께 문선민 이적으로 구단 전력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방안을 두고 심혈을 기울였다. 문선민의 인터뷰는 개인의 우발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문선민과 인천이 ‘윈-윈’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었던 셈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문선민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있었다. 인천 팬들이 조금이라도 이해했으면 한다”고 했다. 문선민은 15일 전북행 확정 뒤 “어떤 이유에서든지 선수로서 내가 짊어지고 가야하기에 실망시켜드렸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인천 팬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전북은 올겨울 이재성을 매물로 내놓았는데 마침 인천의 영입 우선 순위에 있었다. 인천은 트레이드든 현금 지불이든 이재성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울산이 선수 2명에 현금 3억원을 제시하면서 문선민 확보에 급물살을 타는 듯 했으나 마지막에 극적으로 손에 넣은 쪽은 총력전을 펼친 이재성의 소속팀 전북이었다.

2017년 스웨덴 생활을 청산하고 이적료 없이 인천에 왔던 문선민은 2년 만에 이재성과 현금을 인천에 안겨주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게 됐다. 인천이 받은 현금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 이적시장 관계자는 “인천이 문선민과 김용환, 두 명의 이적으로 얻은 현금이 10억원을 조금 넘는다고 들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문선민이 만들어나간 엄청난 스토리는 인천 구단 역사에 돈 이상의 많은 것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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