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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재판서 '다스 소송비' 공방 앞두고 삼성 이학수 잠적?

조선일보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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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재판서 '다스 소송비' 공방 앞두고 삼성 이학수 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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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조선DB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조선DB


9일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에서 ‘다스 소송비 대납’ 사건의 진실공방이 예상됐지만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했던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법정에 나오지 않아 무산됐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음 기일에 강제 구인을 해서라도 이 전 부회장을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인겸)는 이날 11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서 "이 전 부회장이 (소환장) 송달불능으로 불출석했다"며 "전날 집행관이 저녁에 (이 전 부회장의 집에) 가 본 것 같은데, 폐문부재(거주지 문이 닫혀 송달할 수 없음)로 송달이 안 됐다"고 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재판부가 전화, 문자까지 했는데 (이 전 부회장이) 응답을 안 했다"며 "이는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니 다음 기일에는 공시송달과 함께 구인절차를…(진행해 달라)"고 했다. 공시송달은 재판 당사자의 행방을 알기 어려워 직접 송달이 안 될 경우 법원게시판에 게시하거나 이메일로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소환장 등을 전달하는 송달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송달이 안 된 상태에서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다시 "(구인장 발부 요건은) 본인의 소환 불응만 있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에 응하지 아니하는 증인은 구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재판을 마치고 강훈 변호사는 법정 밖에서 "지난 기일 이후 총 네 차례에 걸쳐 이 전 부회장에게 송달을 시도했지만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송달이 안 될 경우 어떻게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하든가, 증인신청을 취소하는 방법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증인을 취소한다면 이 점에 대해 다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1심은 이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지원받은 다스 미국 소송 비용 61억여원 등 총 85억여원을 뇌물로 인정하며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전 부회장의 자수서 등을 근거로 유죄 판단을 했다. 이 전 부회장은 2007년 김석한 변호사로부터 ‘이 전 대통령에게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이를 이건희 회장에게 보고, 소송비 지원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자백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삼성 뇌물 혐의를 무죄로 이끌기 위해 이 전 부회장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 전 대통령은 "스토리 자체가 거짓"이라며 삼성 뇌물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이 전 대통령 측이 항소심에서 처음으로 부른 증인이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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