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보좌관은 이날 이스라엘과 시리아 미군 철군 속도를 논의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 기자들과 만나 "철군 조건으로 우리가 달성하기 바라는 목표가 있다"며 "시리아 내 IS 잔당을 물리치는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2019년 1월 6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을 갖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시리아 철군 조건은 쿠르드 반군의 안전과 IS의 완전한 격퇴다”라고 밝히며 시리아내 미군의 점진적 철군을 시사했다. /AP |
또 그는 특히 "터키 정부가 시리아 쿠르드 반군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쿠르드 반군을 자국 내 분리주의 쿠르드 무장단체의 분파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볼턴 보좌관은 "철수 날짜는 이같은 조건의 이행에 달려 있다"며 "(조건이) 이행되면 우리는 미군 철수 일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시리아 주둔 미군 2000명 중 일부가 시리아 내 이란 세력 감시 및 대응을 위해 남부 주요 기지에 남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미군이 시리아에 무한정 주둔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볼턴의 이날 발언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가 당초 대통령에 의해 공언된 것보다 다소 느리고 점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란 사실을 처음으로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갑작스런 미군 철수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고 동맹국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우리는 IS를 격퇴했다"고 선언하고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터키의 위협을 받는 쿠르드 반군이나 시리아내 이란 세력을 걱정하는 이스라엘과 같은 동맹 세력이 큰 혼란에 빠졌다. 미국 내에서도 철군 결정에 반발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안팎으로 논란이 됐다.
당초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내 미군 철수를 즉각적으로 시행, 30일 이내 끝내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거센 반발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즉각 철군에서 속도 조절로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철군 일정은 매우 불확실해보인다. 볼튼이 제시한 IS의 완전한 격퇴와 시리아내 쿠르드족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터키의 보증같은 조건은 언제든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망했다.
5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볼턴 보좌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을 갖고 7일 터키를 방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볼턴이 쿠르드족 문제를 놓고 에르도안 대통령과 어떤 합의에 이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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