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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HI★인터뷰] “올해 목표도 임신”…파격의 안영미? 반전의 안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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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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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나이를 점점 먹어갈수록, 아는 게 많아질수록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안영미가 첫 브라운관 정극 도전을 마쳤다. 최근 tvN ‘계룡선녀전’에서 터주신 조봉대 역으로 활약한 안영미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호평 속 무사히 작품을 완주한 안영미는 기자를 만난 종영 인터뷰 자리에서 “방송이 나갈 때 까지 잠도 잘 못 잤던 것 같다”고 감춰왔던 속마음을 고백했다.

“어렸을 때는 멋모르고 덤볐는데, 나이를 먹을수록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알고 덤비려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게다가 이번 작품에서는 역할이 카메오도 아니고, 치고 빠지면 되는 정도의 분량도 아니라 초반부터 시청자 분들이 제가 보기 싫어지시면 어떡하지가 큰 걱정이었어요. 방송이 나갈 때 까지 잠도 잘 못 잤죠.”

걱정과 고민 속에서도 안영미가 이번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남자친구’였다. 지난 2015년 3월 동갑내기 비연예인 남자친구와의 열애를 인정한 뒤 사랑을 이어오고 있는 안영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남자친구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번 작품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던 건 남자친구의 도움이 컸던 것 같아요. 평소 남자친구가 객관적인 사람인데 ‘자연스러워, 괜찮아. 너무 잘 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니까 힘이 나더라고요. 원래 저는 혼자 연습하고 혼자 생각하는 타입인데, 처음으로 남자친구에게 연습 과정을 오픈했었죠. 초반엔 굉장히 쑥스러웠는데, 한 번 깨트리고 나니까 촬영 때에도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어렵지 않게 연기를 할 수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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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KBS 19기 공개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안영미는 데뷔 8년 만인 지난 2012년 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으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14년에는 웹드라마 ‘먹는 존재’를 통해 첫 정극에 도전한데 이어, 연기 데뷔 14년 만에 ‘계룡선녀전’으로 브라운관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데 성공했다.

“원래 배우가 꿈이었어요. 고등학교 때도 연극부였고, 대학교에서도 연기를 전공했었죠. 대학교를 졸업하면 연기를 하고, 연륜이 쌓이면 언젠가 감초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게 저의 꿈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시험을 봐서 개그우먼이 됐어요. 그런데 뒤돌아보면 그게 참 잘했던 일 같아요. 개그우먼 역시 희극인이고, 연기자인 거잖아요. 남들을 웃기는 연기가 가장 힘든데 가장 힘든 걸 먼저 트레이닝 받았다 싶어요. 멋모르고 연기를 먼저 시작했으면 망했을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저에게는 조금 더 단단한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지금처럼 여러 분야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해요.”

이어 안영미는 개그우먼으로서 맡을 수 있는 배역의 한계에 대해 언급하며 연기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덧붙였다.

“개그우먼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주로 카메오, 주인공 친구 같은 것들이잖아요. 그런데 그건 또 싫었어요. 틀에 박힌 뻔한 연기가요. 저는 평상시에 웃겼던 사람이니까 드라마에서도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나, 주인공은 안 될 거라는 틀은 싫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것에 도전했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앞서 출연했던 영화도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선택했어요. 배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서 그 작품에 대한 애정이 정말 크고, ‘먹는 존재’ 역시 주변 반응이 어떻든 저는 여주인공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고 재미있었어요. 틀에 박힌 캐릭터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요.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고요? SNL 때도 늘 즉흥연기를 해왔던 덕분에 자신이 있었어요. 두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애정 어린 욕심을 드러낸 안영미는 하고 싶은 역할도 많다.

“센 캐릭터보다도 ‘또 오해영’ 속 서현진 씨가 맡았던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꼭 주인공 하고 싶어요’가 아니라, 삶이 묻어나는 캐릭터요. 그동안 센 캐릭터는 많이 해 봤으니, 이번에는 생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과거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보여드렸던 역할들은 다들 자극적이었잖아요. 자꾸 ‘더 센 것’만 찾다 보니 어느 순간 제가 무대 위에서 가슴 춤만 추고 있더라고요. 결국 한계에 부딪히면서 슬럼프가 왔고, 쉬게 되었는데 안영미도 평범하면서도 슴슴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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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을 뒤로 하고 새롭게 출발한 올해 안영미는 셀럽파이브 유닛 활동부터 ‘안영미쇼’까지 다양한 활약을 준비 중이다.

“셀럽파이브는 유닛 활동을 준비 중이에요. 이 외에도 저희가 너무 아이돌 활동으로만 빠지는 것 같아서 다양한 도전으로 영역을 확장해 보려는 계획도 하는 중이에요. 영화면 영화, 공연이면 공연 등, 다양한 도전을 해보자고 이야기했죠. 개인적으로는 할리우드 영화 ‘행 오버’를 여자판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해외에서는 여자 코미디언 분들도 영화를 만들고 시나리오를 직접 써서 연기를 하시곤 하던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게 없더라고요. 또 코미디 활동도 계속 할 예정이에요. 저를 보고 사람들이 웃을 때 최고의 에너지를 받는 만큼, 무대에서 연기를 통해 감동과 웃음을 드리고 싶어요. ‘안영미쇼’요? 19금 쇼를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을 탈피해서 연기와 춤, 풍자 등 정말 모든 걸 보여드릴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려고요. 종합선물세트처럼 풍성하고 여운을 드릴 수 있는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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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브라운관에서 안영미가 보여줬던 파격적인 모습들부터 인터뷰 초반 올해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임신”이라며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던 모습까지. 왠지 실제로도 남다른 캐릭터일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시작한 인터뷰였지만, 인터뷰를 마칠 때 즈음 안영미를 향한 생각은 180도 달라졌다. 안영미는 ‘파격’보단 ‘반전’이라는 수식어가 더욱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개성과 재능을 바탕으로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안영미의 모습은 빠져들기에 충분한 색다른 매력이었다. 안영미는 이 같은 기자의 이야기에 자신 역시 초반엔 대중의 편견이 아쉬웠다고 입을 열었다.

“초반에는 너무 아쉬웠어요. 너무 코미디 무대 위 캐릭터로 저를 보시더라고요. 방송할 때도 실제 모습과 캐릭터의 괴리감 때문에 힘들었었죠. 실제의 저는 그게 아닌데 방송이 원하는 이미지를 보여주다 보니 오버스러웠던 적도, 눈살 찌푸리게 만들었던 적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또 남탓을 할 수 없는게 저 역시 제 진짜 모습을 오롯이 보여줄 수 있는 걸 한 적이 없더라고요. 라디오를 하게 된 게 그런 이유 때문이었어요. 송은이 선배님, 김숙 선배님과 라디오를 하면서 없던 팬들이 많이 생겼어요. 초반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편안하고 좋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진짜 안영미를 보여드리다 보니 어느 순간 저를 받아들여주셨죠. 그런 경험이 정말 좋았어요.”

올해 안영미는 라디오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진짜 안영미’로 소통을 할 계획이다. 2019년 목표를 묻는 질문에 “올해 남자친구가 프러포즈를 해줘서 결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매년 소원을 밝혔듯 임신을 하고 싶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은 안영미는 “판에 박힌 것만 아니라면 뭐든지 해 볼 참이다. 열일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전했다. 진짜 그녀의 활약은 지금부터가 아닐까.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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