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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은 1일 오전 1시(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경기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을 앞둔 최종 모의고사였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전방 압박에 얼마나 대처할 수 있을까. 조별 리그 단계에서 한 수 아래 팀을 만날 땐 공격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승을 노리고 있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사우디전은 그런 의미에서 참고할 점이 있는 '평가전'이었다. 사우디는 전반 강하게 압박을 시도했다. 한국 수비수와 골키퍼들에게 여유를 주지 않고 계속해 달려들었다. 한국의 빌드업을 적절히 방해하기 위한 목표다.
전반전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팀트웰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전반전 수비에 치중해야 했다. 전반 15분까진 플레이의 46.3%가 중원에서, 33.8%가 한국 진영에서 경기가 벌어졌다. 이후로 15분과 전반 마지막 15분도 역시 각각 한국 진영에서 경기의 35.7%와 34.5%가 벌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뒤 한국은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펼치려고 한다. 지난 10월 칠레와 평가전 등에서도 같은 스타일을 고집했다. 어느 정도 팀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아직 완성된 단계는 아니다. 스리백을 내세워 선수 개개인의 위치가 익숙하진 않았지만, 개인 기량이 엇비슷한 사우디를 상대로는 탈압박이 쉽지 않았다.
일단 점유율을 내준 상황에서도 스리백을 중심으로 단단하게 세운 수비는 합격점이다. 하지만 공격 전환엔 문제가 있었다. 한국은 후방 빌드업을 고집하면서 사우디의 전략에 말려들었다. 평소 보여주는 유기적인 공격 전개가 잘 나오질 않았다. 현지 이동 문제로 몸이 풀리지 않은 것도 하나의 변수였다.
세밀한 빌드업이 어렵다면 일단 길게 전방으로 때려넣고, 수비 라인을 올리면서 세컨드볼 싸움을 벌이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이 종종 사용하는 방식이다.
전반전 고전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상대 전방 압박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후반전은 완벽한 한국의 페이스였다. 점유율을 높이면서 경기를 운영하니 한국다운 경기력이 나왔다. '팀트웰브'는 후반전 한국이 후반전을 전반, 중반, 후반으로 나눴을 때 각각 48.8%, 45.8%, 44.3%가 사우디 진영에서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 진영엔 보통 15% 내외만 공이 머물렀다.
이유는 여럿이다. 수비 라인을 올려두고 맞불을 놓았다. 선수 교체로 황희찬이 전방에 배치되고 이재성이 측면 윙백처럼 배치되면서 전술적 안정도가 높아졌다. 사우디가 체력이 떨어진 것도 중요했다. 전반전 한국을 압도했던 것은 사실상 일시적 현상이었다. 현영민 MBC 해설위원은 후반 들어 "사우디 선수들이 오버페이스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득점 찬스는 전반과 후반 모두 있었다. 하지만 벤투호다운 경기력은 후반전에 나왔다. 한국의 2018년 마지막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53위다. 아시아 전체로 따지면 이란(29위), 호주(41위), 일본(50위)에 이어 4번째에 해당한다. 이번 맞대결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69위)다. 엇비슷한 순위의 팀들은 한국이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고 말할 수 없다. 당연히 경우에 따라 전방 압박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점유율 축구'를 흔들어놓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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