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전 통해 스리백 전술 가동…전술적 다양성 확보는 성과
1일 선수들은 휴식…코칭스태프는 사우디전 분석에 집중
기성용에게 손잡아준 김문환 |
(아부다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축구는 경기 내용도 중요하지만 결국 결과가 모든 것을 평가하게 마련이다. 90분 동안 상대를 지배해도 득점이 없으면 '헛심공방'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중동의 '난적' 사우디아라비아와 펼친 평가전은 벤투호에 많은 숙제를 던져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새벽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펼쳤지만 득점 없이 비겼다.
이번 무승부로 벤투호는 출범 이후 7경기 연속 무패(3승4무)의 결과를 따냈다. 패하지는 않았지만 경기 내용은 국내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버스 운전기사의 실수로 경기장에 늦게 도착하면서 몸을 완전하게 풀지 못하고 경기에 나선 터라 벤투 감독은 전술적 다양성 차원에서 준비한 변형 스리백(3-4-2-1) 전술의 효과를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훈련 과정에서 스리백 전술을 충분히 가다듬었지만, 워밍업 시간의 부족과 좋지 않은 그라운드 사정에서 태극전사들은 전반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의 측면 공략을 막는 데 애를 썼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함부르크)과 이용(전북)을 좌우 윙백으로 가동했다. 외형적으로는 스리백 전술이지만 오른쪽 윙백 이용의 위치와 황희찬의 공격 가담 여부에 따라 언제든 대표팀의 주력인 4-2-3-1 전술로 변형이 가능했다.
작전 지시하는 벤투 감독 |
다만 실전에서 스리백을 처음 가동하면서 수비 조직력에서 문제점이 도출됐다.
황희찬이 수비보다는 공격에 더 치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측면에 빈자리가 자주 생겼고, 사우디아라비아는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 스리백의 왼쪽을 맡은 권경원(톈진)이 힘겹게 커버해야만 했다.
상대의 공세에서 드러나는 수비 집중력 저하의 모습도 종종 드러났다.
상대의 측면 역습 상황에서도 볼에만 집중하다 보니 2선에서 침투하는 공격수를 놓치는 상황도 자주 나왔다.
전반 29분 사우디아라비아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 상황에서 수비수가 수적으로 밀리지 않았지만 파하드 알무왈라드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한 것은 아찔했다.
공격에서도 결정력은 아쉬웠다. 전반 12분 골키퍼와 맞선 황희찬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고, 전반 31분 황의조가 황희찬의 크로스를 받아 문전에서 살짝 방향을 바꾼 슛도 골대를 스치듯 나갔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을 필두로 '원샷원킬'의 능력을 보여줬던 황의조에게는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더불어 2선 공격으로 선발 출전한 이청용(보훔)과 황인범(대전)의 공격 연계도 매끄럽지 못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비진을 뚫을 개인기도 먹혀들지 않았다.
공다툼하는 황희찬 |
벤투 감독이 공을 들인 골키퍼로부터 시작하는 공격 빌드업도 이번 평가전에서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평가전이 득점 없이 무승부로 끝난 것에 대해 벤투 감독은 "새로운 공격 전술을 시도하면 리스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며 "선수들이 전반전에 새로운 전술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이제부터는 좀 더 집중하면서 전술의 완성도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선수들에게 하루 휴식을 준 벤투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오전부터 회의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평가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하고 수비 집중력과 전술 완성도를 높이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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