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조재현, 김생민/사진=민선유 기자 |
[헤럴드POP=천윤혜기자] 미투와 빚투, 2018년에 떠안은 가장 큰 불명예였다.
올 한 해 연예계는 여전히 많은 팬들의 관심 속 몇 몇 사건 사고로 오점을 남겼다. 그 중 2018년을 휩쓴 가장 큰 사건은 단연 미투와 빚투 논란이다. 상반기에는 미투가 연예계를 충격에 빠트렸다면 하반기에는 미투와 닮은꼴이었던 빚투가 퍼지며 논란을 빚었다.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은 국내 연예계를 침투하며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켰다.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사건으로 시작된 미투 운동이 국내 정치계를 휩쓴 데 이어 문화 예술계까지 확장된 것.
연예계에서 미투로 인해 가장 큰 인생의 굴곡을 맞은 인물은 조민기였다. 조민기는 조교수로 부임하던 청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조민기는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 첫방송을 앞두고 터진 이슈에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남은 생을 자숙하겠다"고 사과하고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했다. 조민기가 맡기로 했던 배역은 이재용에게 돌아갔다.
이후 조민기는 충북지방경찰청으로부터 형사 입건을 당했고, 경찰은 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3일 앞뒀던 지난 3월 9일 그는 숨진 채 발견됐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 이에 따라 조민기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마감됐지만 성추행을 당했던 피해자들은 2차 피해에 시달리며 지금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
김기덕 감독, 조재현 / 사진=헤럴드POP DB |
◆ 김기덕 감독X조재현, 여전히 지속되는 진실 공방
영화계는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의 미투 파문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기덕 감독은 이미 지난해 여배우 폭행과 강요, 강제추행 치상,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공방을 다퉜고 법원은 김기덕 감독의 폭행 혐의만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조재현 또한 지난 2월 온라인을 통해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다. 당시 tvN 드라마 '크로스'에 출연 중이던 조재현은 "이제 모든 걸 내려놓겠다. 지금부터는 피해자분들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제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겠다"고 공식 사과하고 '크로스'에서 하차하는 것은 물론 경성대학교 교수직,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이 상황에서 지난 3월 MBC 'PD수첩'은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제목으로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을 향한 폭로를 밝히며 두 사람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쳤다. 논란 초기 묵묵부답이었던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은 "성폭행범이 아니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며 이제껏 있었던 미투 폭로를 부정하고 'PD수첩' 제작진을 향해 고소를 진행했다. 또한 조재현에게는 6월 재일교포 여배우 성폭행에 이어 10월에는 미성년자에게 성폭행을 가한 혐의가 추가적으로 나왔지만 그는 현재까지 피해자와 공방을 이어가며 합의된 관계였음을 주장하고 있다.
◆ 김생민, 7개월 만에 막내린 25년 만의 전성기
김생민은 과거의 잘못으로 데뷔 25년 만에 찾은 자신의 전성기를 한 번에 날려버렸다. 지난 2008년 한 프로그램 회식 자리에서 여성 스태프를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이어진 것. 이에 김생민은 전성기를 맞이한 지 약 7개월 만에 방송가에서 사라지게 됐다. 당시 KBS2 '김생민의 영수증' 등의 프로그램으로 상한가를 달리고 있었고, 평소 성실한 이미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던 그였기에 대중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이 외에도 미투 사건은 오달수, 최일화, 김흥국, 남궁연 등에게도 뻗어나갔다. 오달수는 해당 사건으로 tvN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했으며 촬영을 마쳤던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은 조한철로 대체되며 재촬영 후 개봉했다. 하지만 오달수가 촬영을 완료한 나머지 작품인 영화 '컨트롤', '이웃사촌',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는 아직 개봉을 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김흥국은 최근 해당 논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진실 공방을 끝맺게 됐다.
마이크로닷, 정지훈, 조여정/사진=민선유 기자, 서보형 기자 |
◆ 마이크로닷의 '부모 사기 논란'이 쏘아올린 작은 공
상반기 방송가가 미투로 시끄러웠다면 하반기에는 미투와 비슷한 양상으로 빚투가 나타났다. 빚투는 미투에서 파생된 용어로 연예인이나 그 가족에게 돈을 빌려준 뒤 갚지 못했다는 폭로를 의미한다.
빚투의 시작은 래퍼 마이크로닷. 지난 11월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마을 주민들에게 돈을 빌린 뒤 야반도주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며 시작됐다. 마이크로닷은 처음에는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 의사를 밝혔지만 잇따라 피해자들의 증언과 증거가 나오자 마이크로닷은 태세를 전환하고 공식 사과했다. 그리고 뉴질랜드에 거주 중이던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고 당당하게 말했지만 마이크로닷이 출연하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마이크로닷 가족의 행방은 묘연하다.
부모는 여전히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고 마이크로닷은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을 당시 살고 있던 집을 처분했다. 마이크로닷의 형인 산체스 역시 신곡 발매를 예고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는 상황. 지난 12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의해 신 씨 부부에 대한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하지만 이는 부부를 한국으로 입국시킬 강제력은 없는 만큼 사안이 해결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닷 부모의 채무 불이행 의혹이 제기되자 인터넷에는 연예인의 가족에게서 돈을 받지 못했다는 폭로들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래퍼 도끼는 어머니가 중학교 동창 A씨에게 IMF 당시 1000만원을 받은 뒤 잠적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도끼는 SNS 라이브를 통해 "잠적하지 않았다. 1000만원은 내 한 달 밥값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더 큰 논란을 가져왔고 결국 도끼는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며 논란을 희석시켰다.
마마무 휘인, 한고은, 조여정 / 사진=헤럴드POP DB |
◆ 현명한 대처 or 무고한 피해자
비 역시 빚투 논란에 휩싸였다. 1988년 비의 모친이 쌀 1700만원 어치와 현금 800만원을 빌려갔지만 갚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비는 모친이 이미 고인이 됐기 때문에 진위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자 했고 비 관계자가 피해자를 만난 뒤 "(피해자와) 만난 자리에서 차용증은 없으며 약속어음 원본도 확인하지 못했다. 해당 장부 또한 집에 있다며 확인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 측에게 가족에 대한 모욕적인 폭언과 1억 원의 합의금을 요청했다"고 덧붙이기도. 비의 현명한 대처로 해당 의혹은 수그러들었다.
이 외 차예련, 마마무 휘인, 티파니, 조여정, 한고은, 안재모 등도 빚투 의혹의 중심에 섰다. 모두 아버지와 관련된 채무. 이들은 대중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밝히고 싶지 않았던 개인사를 공개해야했다. 이들은 부모님의 이혼 후 부친과는 연락이 두절된 채 살아온 지 오래였으며 부친의 지원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했던 가슴 아픈 과거사를 가지고 있었다. 빚투 논란으로 인한 또 다른 피해자가 됐다.
미투와 빚투는 올 한해 연예계를 휩쓸며 무수히 많은 논란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이유로 피해를 받았던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본질이 변질되며 애꿎은 피해자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에 대중들은 자정작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양날의 검과 같은 역할을 한 미투와 빚투. 이를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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