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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황덕연 기자] 2018년은 대한민국 축구의 어두운 면보다 밝은 면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월드컵, 아시안게임부터 시작된 축구 열기는 대표팀, K리그 가릴 것 없이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쳤다. 또한 전 국민적으로 불어온 축구의 바람은 오는 2019년의 한국 축구를 더욱 희망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
#. 독일 격파와 함께 반등의 계기가 된 월드컵
월드컵이 치러지는 러시아로 떠나기 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최악의 여론에 직면해 있었다. 대표팀은 아시아지역예선에서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한 끝에 간신히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기적 같은 반전을 일궈냈다. 대표팀은 스웨덴, 멕시코에게 연달아 무릎을 꿇으며 3전 전패 탈락의 위기에 몰렸으나,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전차군단' 독일을 2-0으로 누르며 대회 최고의 이변을 연출했다. 당시 경기를 중계한 영국 공영방송 'BBC' 중계진이 던진 "한국은 16강 리스트엔 적히지 못했지만 대신 역사책에 적히게 됐다"는 말처럼 대표팀의 선전은 온 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 축구 붐을 조성한 아시안게임
김학범 감독 체제로 출발한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발탁으로 인해 '인맥 축구' 논란에 시달리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개막전부터 바레인을 대파하며 쾌조의 스타를 끊었다. 비록 2차전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 충격패를 기록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키르기스스탄을 잡아내며 16강에 올랐고, 이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을 차례로 누르며 결승에 진출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물리치며 값진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대회 전 인맥 축구라는 오명을 썼던 황의조는 7경기 9골을 터뜨리며 에이스 노릇을 했고, 김문환(부산 아이파크), 김진야(인천 유나이티드), 황인범(대전 시티즌) 등 많은 선수들이 스타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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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선장' 파울루 벤투의 부임
대표팀은 신태용 감독의 후임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게임 멤버들과 기존 성인 대표팀 멤버들을 적절히 조화한 라인업을 구축했고,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대표팀은 국내에서 치른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 파나마와 평가전에서 2승2무를 기록했다. 대표팀은 호주에서 치른 원정 평가전 역시 호주와 1-1 무승부, 우즈베키스탄에 4-0 대승을 거두며 무패가도를 질주했다.
국내에서 치러진 평가전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의 열기를 등에 업은 대표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하늘을 찔렀고, 대표팀의 경기가 열린 고양, 수원, 서울, 천안은 모두 매진행렬을 기록했다. 특히 월드컵 스타들과 아시안게임 스타들의 인기는 유명 아이돌을 방불케 했다.
#. 전북현대의 왕조 건설, 떠나는 '봉동이장' 최강희
K리그에서는 '절대 1강' 전북이 통산 여섯 번째 별을 가슴에 달며 왕조 건설을 지속했다. 전북은 지난 2009년 창단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1년, 2014년, 2015년, 2017년에 이어 2018년도 왕좌를 차지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전북은 지난 2005년 부임해 팀을 명문구단 반열에 올려놓은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전북과 안녕을 고했다. 최강희 감독은 중국 슈퍼리그 텐진 취안젠 감독으로 취임했고, 전북은 조세 무리뉴 감독의 수석코치로 일하며 인터밀란의 트레블 등에 힘을 보탰던 조세 모라이스 감독을 발 빠르게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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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폐 기로에 섰던 아산 무궁화
지난 9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경찰청 산하 경찰대학은 아산 축구단에 공문을 보내 "오는 2019, 2020시즌 리그 참가를 위한 추가 선수 선발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사실상 경찰축구단의 해체를 선언했다. 주세종을 비롯해 군복무 중인 14명의 선수들은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다방면에서의 노력으로 인해 아산 축구단은 극적으로 회생했다. 아산은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갑작스러운 전환보다는 과도기적 운영을 통해 14명의 선수가 군복무를 마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구단 또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 창단으로 시민구단 전환 준비에 힘쓰는 것이 모두를 위한 방안이라고 생각 한다"며 본격적으로 2019시즌 참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전했다.
아산은 잠시 동안 K리그 참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다수의 후원사로부터 후원금 증액을 약속 받았다는 사실을 전하며 오는 2019시즌 K리그2 참가가 확정됐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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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샘의 양심선언
경기 외적으로는 훈훈한 낭보가 전해졌다. 아산 무궁화 소속 이한샘이 승부조작 제의를 단칼에 거절한 뒤 구단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이 사실을 알린 것.
지난 9월 21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던 이한샘은 장학영으로부터 전반전 20분 안에 퇴장을 당하면 50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이한샘은 이를 거절한 후 구단 직원들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구단은 경찰 측과 연맹이 부정방지 목적으로 24시간 운영 중인 K리그 클린센터에 신고했다. 장학영은 이 사건으로 인해 구속됐다.
연맹은 이한샘의 공로를 치하하고자 포상금 7000만 원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한샘은 포상금 가운데 일부를 아산 18세 이하(U-18)팀의 발전 기금으로 기부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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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항서 매직' 베트남 넘어 한국까지
'박항서 매직'이 베트남 전역을 뒤덮었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그리고 동남아시아 최고 권위의 대회로 평가받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내에서 지난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하며 전국민적인 지지를 받은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을 방불케 하는 인기를 누렸다.
베트남에서 시작된 박항서 열풍은 한국까지 접수했다. 베트남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한국 축구팬들은 마치 태극전사의 경기가 열린 것 마냥 베트남의 승리를 기원했다. 15일 열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은 SBS 18.1%, SBS스포츠 3.8% 시청률을 기록, 합계 21.9%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남겼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뿐 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다.
황덕연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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