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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성매매업소 건물 화재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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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한 골목에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 알림판과 '재건축을 위한 이주개시' 플래카드가 함께 걸려 있다. 이가영 기자 |
재개발과 함께 집장촌 자연 소멸
이차성 천호동 성매매업소 상인회장은 “장사가 안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며 “업주들 대부분 나이가 많아 여기서 끝난다. 다른 집창촌으로 갈 사람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종업원들 역시 몇몇은 아직 남아있는 성매매업소 찾아가겠지만, 대부분 30~40대로 여기서 벌어 아이 키우던 사람들이었다. 다른 직장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천호동 텍사스촌보다 앞서 사라진 집창촌의 업주와 종업원들 역시 비슷한 길을 갔다고 이 상인회장은 전했다.
천호동 성매매 집결지 화재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성매매 업소 종업원들 대부분은 대안이 있다면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며 “이전 폐쇄 수순에 들어간 집창촌 여성들도 다른 업종에 취업하는 등 다양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처럼 종업원의 생계 대책 없는 재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이들은 결국 다른 성매매업소로 가거나 끝까지 집창촌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이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생계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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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모두 커튼을 친 채 굳게 닫힌 천호동 성매매업소들. 이가영 기자 |
영등포 집창촌은 아직 재개발 계획이 수립되지 않았지만 영등포구청은 일대에 문화시설과 청년 시설을 지어 유동 인구를 늘리고, 성매매 업소들을 자연스럽게 도태시키려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성매매는 10~15년 전부터 온라인, 안마 업소 등 음지로 파고들었다.
집장촌 사라지자 '음지' 파고드는 성매매
경찰에 따르면 집창촌보다는 수요가 더 많은 신종 성매매가 주요 단속대상이 된 지 오래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유형이 음성화하면서 잠복이나 위장 등 수사 방법도 다양해졌다”며 “현장을 발각해도 합법적 장소인 만큼 당사자가 성매매를 시인하지 않으면 경찰이 물증도 찾아내야 한다. 이전보다 수사가 더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온라인 사이트나 채팅앱을 이용해 성매매하는 청소년이 많다는 사실이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매매에 가장 많이 이용된 경로는 채팅앱이 1위(67%)로 나타났고, 인터넷카페/채팅이 2위(27.2%)였다. 합하면 온라인채팅을 통한 성매매가 전체의 94.2%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주로 성매매하려다가 금액이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의 신고를 통해 성매매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제보가 없다면 수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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