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 조재현 오달수 김기덕 김생민 최일화 사진=DB |
[MBN스타 김노을 기자] 연일 떠들썩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던 2018년 연예계였다. 상반기에는 미투가, 하반기에는 빚투가 연예계 깊숙이 침투했고 리벤지 포르노 논란과 음주 물의 또한 가볍게 넘겨선 안 되는 사안으로 대두됐다.
◇ 정치·사회→연예계까지 번진 미투(#MeToo) 운동
‘미투 운동’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SNS에 해시태그 등 여러 형태로 피해 사실을 고발한 운동이다. 이 같은 미투 운동은 정치, 사회, 문화·예술, 연예계를 막론하고 영향력을 끼쳤으며 수많은 이들의 악행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지난 1월,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의혹 폭로로 미투 운동이 시작됐다. 이 운동은 연예계까지 번져 배우 조민기, 조재현, 오달수, 최일화를 비롯 김기덕 감독, 이윤택 연극연출가 등의 성폭력 사실이 드러났다.
故 조민기는 청주대학교 재직 당시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사실이 지난 2월 폭로되며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조민기는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그럴수록 피해자들은 용기를 냈고, 결국 그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 사과했다.
조민기는 사과문을 통해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잘못”이라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제 잘못에 대하여 법적, 사회적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경찰 조사를 앞둔 지난 3월 9일 오후 4시경 서울 광진구 구의동 소재 오피스텔 지하 1층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장 분량의 유서도 함께였다.
조민기 외에도 조재현, 오달수, 최일화 등 다른 배우들의 성폭력 사실도 밝혀졌다. 이들은 촬영 중이던 혹은 촬영이 완료된 작품에서 하차하는 등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조재현을 페르소나처럼 여기던 김기덕 감독도 미투 운동을 피할 수 없었다. 과거 영화 촬영 당시 여자 배우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재현까지 가담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파장이 일었다.
오달수 역시 성폭력 의혹에 휩싸이며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그런가하면 최일화는 성추행을 자진 고백, 모든 드라마와 영화에서 하차했다. 올초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한 방송인 김생민도 미투 폭로로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마닷 도끼 한고은 티파니 조여정 임예진 김영희 이민혁 차예련 사진=DB |
◇ 쓰나미처럼 휘몰아친 연예계 빚투…연좌제 논란까지
올 하반기 뜨거운 이슈는 연예계 ‘빚투’다. 빚투는 연예인의 부모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되돌려 받지 못했거나 사기를 당한 이들이 사실을 폭로하며 생긴 신조어다.
빚투는 래퍼 마이크로닷(본명 신재호) 부모로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19일, 마이크로닷 부모가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친지, 이웃, 지인들의 돈 22억 원 가량을 빌린 뒤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내용의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중심으로 퍼졌다. 마이크로닷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지만 피해자들의 증언이 끊이지 않자 결국 사과, 책임질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이 무색하게 마이크로닷과 그의 가족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잠적설까지 대두되고 있다. 마이크로닷 거주지 근처 부동산 직원은 “그 집은 팔렸다. 주인이 바뀌었다. 이사 갔다”며 일가족 잠적설에 힘을 실었다.
지난 12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은 마이크로닷 부모에 대해 적색수배를 발부했다. 하지만 마이크로닷과 부모는 자취를 감추고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묵묵부답과 잠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같은 빚투 논란은 도끼, 비, 마동석, 휘인, 한고은, 차예련, 티파니, 조여정, 이영자, 김태우, 임예진, 김영희, 비투비 이민혁까지 이어졌다. 특히 도끼는 자신의 SNS를 통해 모친의 1000만 원 사기설을 해명했지만 당시 다소 경솔한 언행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그는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를 이루며 논란을 일축했다.
김영희는 모친 채무불이행에 휘말렸다. 여론이 좋지 않은 가운데 김영희 어머니 권씨가 피해자의 통장에 10만 원을 입금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누리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희는 빚투로 인해 자신의 어머니와 고정 출연 중이던 라디오에서 잠정 하차했다.
몰아친 빚투 논란 가운데 연좌제를 떠올리게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적지 않았다. ‘부친 빚투’에 휘말린 한고은, 휘인, 차예련, 티파니, 조여정은 아버지와 왕래 없이 지내며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식으로서 빚투 피해자에게 도리를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대체로 원만히 해결됐다.
구하라 왕진진 낸시랭 한동근 이서원 김지수 사진=MK스포츠 천정환 기자, DB |
◇ 리벤지 포르노·성추행·폭행·음주 물의, 끊임없는 잡음
올해 연예계에는 리벤지 포르노와 성추행 그리고 음주 물의도 끊이지 않았다. 그중 가장 큰 논란이 일었던 건 가수 겸 방송인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종범의 공방이다.
지난 9월 연인이던 구하라와 최종범은 쌍방폭행을 주장하며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구하라는 원만한 합의를 원하는 듯 보였으나 최종범은 이를 거부,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내막에는 구하라가 최종범으로부터 ‘리벤지 포르노’(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 협박을 받은 사실이 있었다.
결국 구하라는 최종범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고소했으며, 현재까지도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팝아티스트 겸 방송인 낸시랭과 전 남편 왕진진(본명 전준주)의 이혼 이면에도 폭행과 감금 그리고 협박이 존재했다. 떠들썩한 결혼과 이혼의 중심에 선 낸시랭은 왕진진에게 리벤지 포르노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그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 법정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매년 발생하는 연예계 음주 물의가 2018년에도 어김없이 등장, 대중의 안타까움을 샀다. 배우 박해미의 남편인 뮤지컬 연출가 황민은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망사고를 냈다. 박해미의 후배로 알려진 동승자 두 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였다. 박해미는 유족들을 찾아 사과하고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검찰은 황민에게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배우 이서원은 지난 5월 만취 상태로 동료 배우를 성추행·흉기 협박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지난달 22일 이서원의 4차 공판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그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공판 이틀 전 입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도피성 입대라는 의혹을 피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배우 윤태영, 가수 한동근이 음주운전 물의를 빚어 활동을 중단했다. 특히 배우 김지수는 ‘취중 인터뷰’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 10월 김지수는 영화 홍보의 일환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등장해 물의를 빚었다. 이후 소속사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으나 이미 두 번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김지수였기에 여론의 비판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처럼 2018년 연예계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곪고 병든 연예계가 2019년에는 좀 더 나은 모습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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