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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쇼트트랙 전 국표 변천사 "14년 전 폭행 폭로 후 힘들었다. 심석희에 용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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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에 이어 전 국가대표인 변천사(사진)씨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동병상련의 정을 나타냈다.

변씨는 18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14년 전에 폭행 문제를 공론화한 뒤로 많이 힘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2004년 11월 당시 최은영과 진선유, 강윤미, 변천사 등 쇼트트랙 여자 대표 선수 8명 가운데 6명이 사생활 간섭과 상습적 구타를 문제 삼아 서울 태릉선수촌을 무단 이탈했던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변천사와 폭행을 당한 선수들은 입을 모아 “스케이트날 집으로 목덜미를 잡고 계속 때렸다” “아이스하키채로 맞아 온몸에 멍이 들기 일쑤였다” “체벌을 당하던 선수가 쓰러져도 계속 때렸다” 등 코치진의 물리적, 정신적 폭행을 폭로한 바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변씨는 "(당시) 문제화시킨 사람으로서 그동안 많이 힘들었고, 운동을 그만두고서 스포츠 관련 업종에서 종사하면서도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하지만 선택을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나도 심석희처럼 조금더 용기를 일찍 내지 못했을까 후회했다"며 "법원에서 진술하는 것을 보고 심석희에게 힘을 주고 싶었고, 우리 이후로 후배들이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전날 수원지법 형사 4부(부장판사 문성관) 심리로 열린 조 전 코치(왼쪽 사진)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심석희(오른족 사진)는 피해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심석희는 이 자리에서 2018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특정 선수 ‘밀어주기’ 탓에 폭력의 희생양이 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잘못을 하지 않았지만 특정선수로 인해 맞는 일이 잦았다”며 “해당 선수보다 못해야 하는데 기량이 올라가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심석희는 공판을 앞두고 탄원서를 통해 조 전 코치가 2017~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서도 자신의 스케이트 날을 다른 것으로 바꿔 경기력을 떨어뜨렸고, 경기를 앞두고 폭행해 제대로 성적을 낼 수 없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평창올림픽 기간에도 조 전 코치가 대회 장소인 강원 강릉아이스아레나를 찾아 특정 선수를 몰래 지도하기도 했다고도 했다.

이에 조 전 코치 측 변호인은 "심석희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잘못된 행동을 했던 것"이라며 "조 전 코치가 스케이트 날을 바꿔치기했다거나 올림픽 경기장에 나타났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심석희는 조 전 코치에게 어린 시절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심석희는 "피고인은 내가 초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상습적으로 폭행·폭언했다"며 "초등학교 4학년 때 아이스하키채로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졌고, 중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폭행 강도가 더 세졌다”고 폭로했다.

조 전 코치는 최후 변론에서 "1심 선고를 받은 뒤 구치소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맹세코 악의나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으며, 심석희가 원한다면 눈앞에 절대 나타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 전 코치는 지난 1월16일 훈련 도중 심석희를 주먹으로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바 있다.

이에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김정호 온라인 뉴스 기자 Ace3@segye.com

사진=변천사 블로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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