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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폭행 ‘뇌진탕’으로 1500m 예선에서 홀로 넘어졌던 심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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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심석희 선수가 지난 2월 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500m 예선 경기에서 넘어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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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의 폭행에 대해 증언한 이후 지난 평창올림픽 1500m 예선 경기 영상이 주목받고 있다. 심 선수는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여자 쇼트트랙 1500m 예선 경기에서 넘어졌는데, 당시 상황이 폭행에 의한 뇌진탕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와서다.

심 선수는 1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 폭행 사건 항소심 2차 공판에서 “평창올림픽 직전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맞았다.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겨 올림픽 1500m 경기 중 의식을 잃고 넘어졌다”고 증언했다.

실제 심 선수는 2월 17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500m 예선 1조 경기에서 네 바퀴를 돈 시점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혼자 넘어졌다. 곧바로 일어나 추격했지만 이미 격차는 반바퀴 이상 벌어졌고 2분 39초 984로 6명 중 가장 마지막으로 결승선에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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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선수가 지난 2월 17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500m 예선 경기에서 넘어져 펜스에 부딪히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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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선수는 1500m 세계랭킹 2위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지만 이날 최하위를 기록하며 준결승 진출조차 못했다. 경기 직후 심 선수는 믹스트존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의 인터뷰를 거절한 채 아무 말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심 선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평창올림픽 20일 남겨 둔 상황에서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며 “그 여파로 뇌진탕 증세가 생겨 올림픽 무대에서 의식을 잃고 넘어지기도 했다”고 폭로하며 눈물을 흘렸다.

심 선수는 “그동안 피고인과 마주쳐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법정에 서지 못했지만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며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등으로 약물 치료를 하고 있다. 아버지도 마찬가지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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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7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1500m 쇼트트랙 경기에서 심석희가 넘어지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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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심 선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스하키 채로 맞았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폭행으로 인해 심 선수는 손가락 뼈가 부러졌고 다른 선수들도 고막이 찢어지는 등의 상해를 입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심 선수의 상처가 깊어 참담하다. 모두 내 책임이다”면서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으로 때린 적은 없다. 조금 더 성장하길 바란 나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조 전 코치의 폭행 사실이 알려진 것은 평창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둔 1월 중순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1월17일 진천선수촌을 방문했는데 이때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주장인 심 선수가 불참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심 선수가 전날 조 전 코치에게 폭행 당한 뒤 선수촌을 이탈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었다. 심 선수는 공판을 앞두고 조 전 코치가 특정 선수를 밀어주려 자신을 폭행해 경기력을 떨어뜨렸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조 전 코치는 심 선수 폭행으로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조 전 코치의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4일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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