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결승, 베트남 시내 뒤덮은 인파
감독-코치진 싸인 요청에 외출 힘들정도
박항서 감독, 선수들과 '스킨십' 단결력 ↑
은퇴 직전 성공 신화에 많은 응원보내줘
아시안컵 1차 목표는? "일단 예선 통과"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영진(베트남 축구 대표팀 수석 코치)
지난 주말 박항서호의 매직이 또 한 번 베트남을 들썩이게 했습니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 동남아의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경기죠. 아세안 축구 연맹 스즈키컵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겁니다. 뭐 신드롬이라는 말로도 부족할 것 같은 그런 인기를 베트남에서 누리고 있다는데요. 박항서 감독 뒤에는 박 감독을 든든하게 보좌하고 있는 우리 한국인 코치진이 있다는 거 여러분, 알고 계십니까?
감독, 코치, 물리치료사, 피지컬 트레이너까지 총 4명의 한국인이 드림팀이 돼서 지금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는 이분을 연결합니다. 박항서 감독이 늘 내 브레인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아끼는 분이에요. 베트남 축구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이영진 수석코치 만나보죠. 코치님, 안녕하세요?
◆ 이영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 이영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제가 어떤 언론 표현을 보니까 베트남 축구팀 인기가 뜨겁다 못 해 데일 정도다, 이렇게 표현을 하던데. 실제로 그래요?
◆ 이영진> 이번에 결승전에서는 시내가 다 인파로 뒤덮여가지고 정말 베트남 국민들이 축구를 이렇게 좋아하는 거라는 거를 새삼 느꼈습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 2002년하고 비교하면 분위기가 어떤가요?
◆ 이영진> 비슷한 것 같고요. 좀 막무가내예요. 축구에 대해서만큼은 베트남 국민들의 어떤 사랑이 정말 대단하다는 거를 실제로 눈으로 조금 볼 수 있었어요, 이번에.
◇ 김현정>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을 파파라고 부르고 이영진 코치를 마마라고 부른다. 제가 그렇게 들었는데 어떤 때 인기를 실감하세요? 이 정도야, 내 인기가? 우리 인기가? 어떤 때?
◆ 이영진> 처음에는 감독님하고 많이 돌아다니면서 식사도 같이 하고 그랬거든요. 요즘은 안 다녀요.
◇ 김현정> 왜요?
◆ 이영진> 너무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고 사진 찍고 사인해 달라는 것 때문에 편안하게 식사하고 어디 돌아다닐 수 있는 기회가 좀 없어졌어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한국과 준결승에서 태극기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한국인 코칭스태프 3인의 모습. 박항서 감독, 이영진 수석코치, 배명호 피지컬 코치(왼쪽부터)- (사진= 노컷뉴스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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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진짜 엄청... 식사를 편안하게 못 할 정도의 인기. 어디 가면 그냥 우루루. 가는 곳마다 다 몰려들어요.
◆ 이영진> 네
◇ 김현정> 대단하네요.
◆ 이영진> 그들의 표현은 항상 감사하다라는 표현을 하는 편이고.
◇ 김현정> 감사하다고 하면서 눈물 글썽이고 이런 팬들까지 있습니까?
◆ 이영진> 네, 그런 팬들도 있고요. 감사하다는 표현을 왜 하나 저는 생각해 보면, 국민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기회를 한국 지도자들이 와서 좋은 결과로 주었던. 이런 것들 때문에 조금 그런 표현을 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저는.
◇ 김현정> 단순히 축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적인 자신감을 회복하는 기회.
◆ 이영진> 네. 이들의 마음속에는 단순히 축구가 아닌 다른 것이 뭔가 있지 않을까. 저는 개인적으로 종합해 보면 그런 게 아닐까. 이게 틀린지 맞는지는 잘 모르지만 저는 그런 생각을 좀 해 봤어요.
◇ 김현정> 아니, 이영진 코치님. 정말 브레인다우시네요, 지금 말씀하시는 게 (웃음)
◆ 이영진> (웃음)
◇ 김현정> 정말 분석 잘하는 브레인다운 명분석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어떻게 처음에 4명의 한국 스태프가 같이 합류하게 되신 거예요, 베트남 팀에?
◆ 이영진> 저하고 감독님은 같은 날 들어갔고.
◇ 김현정> 같은 날 같은 비행기로 가셨죠, 거기?
◆ 이영진> 네.
◇ 김현정> 어떻게 가게 되셨어요, 이영진 코치님은?
◆ 이영진> 저는 감독님한테 전화를 좀 받았어요.
◇ 김현정> 같이 가자고?
◆ 이영진> 네. 같이 갔으면 한다, 잘 생각 좀 해 봐라. 그래서 한 2-3일 생각했고.
◇ 김현정> 좀 망설여지셨을 것 같은 게, 우리 이영진 코치는 FC서울에서 23년간 선수 생활, 지도자 생활 또 대구에서 감독도 하고. 이런 K리그에서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던 분이어서 이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서요.
◆ 이영진> 그것 때문에 사실 고민 좀 많이 했고 감독으로 4년을 있었는데, K리그에서. 제 어떤 캐리어에 여러 가지 때문에 고민을 했는데 저는 뭐 그냥 일단 감독님하고의 인연도 있고 또 지금 아니면 이런 경험 또 내가 해 보지 못하겠다 싶어서 선택한 게 된 거죠.
◇ 김현정> 박 감독하고 같이 비행기, 같은 날 같은 비행기 타고 베트남 가면서 무슨 얘기하셨어요, 두 분?
◆ 이영진> 한국 사람들이, 한국 지도자들이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부지런한 모습 이거 하나만은 우리가 보여주자. 그래서 그런 좋은 이미지가 후배 지도자들이 또 베트남에도 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우리의 작은 목표는 그거부터 조금 시작할 수 있다. 그런저런 얘기하셨어요.
◇ 김현정> 그랬는데 잘해 보자. 우리 가서 좋은 이미지 남기자라고 갔지만 막상 가 보니까 문화도 다르고 해 온 훈련법도 다르고 현실이 많이 달랐을 것 같아요.
◆ 이영진> 일단 국민성은 비슷한 면이 되게 많아요, 똑같을 수는 없지만.
◇ 김현정> 그래요?
◆ 이영진> 일단 부지런하고요. 단결력 그런 것들이 우리하고 비슷한 면이 되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거를 하나로 묶는 데는 감독님이 일단 스킨십 같은 거. 이런 것들이 여타 지도자들하고는 틀리게 접근해서 그거에 대한 결과가 좋게 나온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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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아니, 그런데 그거 아세요? 지금 박항서 감독도 그렇고 이영진 코치도 그렇고 한국에서 K리그 감독을 역임했었지만 그때는 큰 두각을 못 나타내다가 지금 타국으로 가서 인정받고 부활하는 그 스토리가 지금 한국인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특히 중년 남성들이 열광하고 있어요. 환호하고 있습니다. 알고 계세요?
◆ 이영진> 감독님 연령대에 계신 분들이 이제 다 명퇴하시고 이러는 분들이 어떻게 보면 박 감독님도 거기 축구계에서 조금은 뒷선으로 물러나는 어떤 시점에서.
◇ 김현정> 그 무렵이었죠.
◆ 이영진> 선택할, 거기밖에 선택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가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다 보니까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그 다음에 그런 것들이 여러 사람들한테 공감되는 부분이 좀 있는 거 같아요.
◇ 김현정> 특히 중년 남성들에게. 이야~ 우리도 뒷선, 뒷방으로 물러난 줄 알았는데 저렇게 부활할 수 있구나.
◆ 이영진> 네. 그래서 이 일이 남의 일 같지 않다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거고.
◇ 김현정> 그러니까 대한민국 중년 남성의 뭐랄까요. 감동의 신화 이런 거를 두 분이 쓰신 거 같아요.
◆ 이영진> 네, 뭐 그거는. 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얘기해 주시는 분들도 있을 거 같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아니, 그런데 박항서 감독도 그렇고 이영진 코치도 그렇고 너무 베트남에서 영웅시되다 보니까 매 경기 치를 때마다 부담스럽기는 하시죠?
◆ 이영진> 감독님은 많이 느끼세요.
◇ 김현정> 박항서 감독이 부담을 느끼실 때는 뭐라고 표현을 하세요? 그래도 이영진 코치하고는 가장 마음을 놓고 얘기하시니까.
◆ 이영진> 일단 커피를 많이 마시세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커피를... 초조하면 커피입니까?
◆ 이영진> 커피를 정말 많이 마시고.
◇ 김현정> 지금은 스즈키컵 우승했습니다마는 앞으로 더 어려운 경기들이 남아 있는데 그때마다 계속 또 좋은 성적을 국민들은 아니라고 아니라고 하면서도 기대를 할 거 같거든요, 베트남 국민들이. 그런 부담은 안 되세요?
◆ 이영진> 아마 또 아시안컵이 1월 8일부터 시작인데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영진> 저희 1차 목표는 예선을 통과하는 게 일단 목표인데, 저희들 마음속에는 그 이상의 목표는 있죠, 감독님하고.
◇ 김현정> 그렇죠. 아니, 베트남이 D조로 편성이 돼 있는데, 아시안컵에서. 우리나라 한국이 C조입니다. 만약 두 팀 다 잘하면 8강에서 격돌할 수가 있더라고요, 시간표를 쭉 짜보니까. 8강까지 둘 다 올라가면 한번 붙어요. 지난번에 우리가 한 번 붙기는 했었습니다마는 기분이 이번에도 묘하실 것 같은데요?
박항서 감독의 얼굴과 태극기, 베트남 국기가 새겨진 베트남 응원 도구. (사진=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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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진> 사실 저희는 좀 많이 부족해요. 사실은 좋은 경기를 통해서 선수들이 또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어떤 목표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김현정> 어디가 이겼으면 좋겠습니까. 이런 질문은 안 할게요, 코치님. (웃음)
◆ 이영진> 저는 뭐 베트남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 김현정> 당연히 베트남이죠.
◆ 이영진> 저희 선수들이 큰 경기를 이기면 사실은 팀이 발전하는 속도가 되게 빨라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그런 작은 소망은 있어요.
◇ 김현정> 이겼으면 좋겠다, 한마디로 베트남이.(웃음)
◆ 이영진> 이기면 좋죠, 뭐. (웃음)
◇ 김현정> 그렇죠. 코치인데, 그 팀 코치인데 당연히 그 팀이 이기라고 하셔야죠. 8강까지 하여튼 다 갔으면 좋겠어요, 한국하고 베트남이.
◆ 이영진> 그런데 한국이 워낙 강해가지고요.(웃음)
◇ 김현정> 이영진 코치. 지금 한국 국민들이 베트남에서 벌어지고 있는 축구에 대한 인기, 박항서 감독 또 한국 코치진에 대한 인기를 자기 일처럼 한국 국민들도 기뻐하고 있거든요.
◆ 이영진> 너무 감사드리고 있죠.
◇ 김현정> 국민들께, 특히 중년 남성들께 한마디 하세요.
◆ 이영진>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자신감을 갖고 뭐든지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이 얘기는 제 얘기예요, 그냥 머릿속에 있는 것들.
◇ 김현정> 그럼요. 코치님, 응원합니다.
◆ 이영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베트남 팀 계속 잘했으면 좋겠고요. 건강하시고요. 국위 선양해 주신 것 제가 또 대표로 감사드리고요.
◆ 이영진>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이영진> 네, 네.
◇ 김현정> 베트남에서 밝은 목소리 들으니까 참 좋네요. 베트남 대표팀의 마마라고, 엄마라고 불리우는 이영진 코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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