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박항서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동남아시아에서도 오랫동안 약체였던 베트남이 ‘동남아시아의 월드컵’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단연 박항서 감독의 지도력이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5일 베트남 하노이 민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이겨 1, 2차전 합계 3-2 승리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박항서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준우승을 일궈냈다.
그 대회로 일약 베트남의 스타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은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을 일궈내며 ‘국민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스즈키컵 우승을 이루면서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게 됐다.
이번 대회 기간 내내 박항서 감독의 용병술과 지략은 빛났다.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빠른 역습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박항서식 ‘실리축구’로 상대팀을 압도했다. 볼 점유율은 밀려도 한 번 공을 잡으면 엄청난 속도의 역습이 들어갔다.
베트남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역습의 속도는 그전 동남아시아 축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날 결승 2차전에서 베트남의 볼 점유율은 42%에 불과했다.슈팅 숫자(10-13). 유효슈팅 숫자(3-5) 모두 베트남은 말레이시아에게 뒤졌다.
하지만 스코어에서 이긴 팀도, 경기를 지배한 쪽도 모두 베트남이었다. 베트남의 완벽한 실리축구에 말레이시아는 무의미한 슈팅과 패스만 남발했다.
박항서 감독의 용병술도 화제가 됐다. 박항서 감독은 말레이시아와의 결승전 1차전에서 교체 멤버였던 하득찐과 응우옌 후이흥을 선발로 기용했다. 대신 이번 대회에서 팀내 가장 많은 3골을 기록한 응우옌 아인득을 비롯해 주전 미드필더 여럿을 스타팅에서 제외했다.
2차전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박항서 감독의 전략은 100% 맞아 떨어졌다. 결승 1차전에서 깜짝 선발 출전한 응우옌 후이흥은 전반 22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박항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원정 1차전을 무승부로 마친 베트남은 2차전에서 주축 선수들을 스타팅을 내세웠다. 체력을 비축한 선수들은 90분 내내 쉴틈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반면 조별리그부터 로테이션 없이 주전선수이 나섰던 말레이시아는 결승 2차전에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말레이시아 선수들의 발이 무거워졌고 공격의 날카로움은 더욱 무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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