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 앞두고 기자회견 하는 박항서 감독 |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10년 만에 처음으로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결승에 올려놓은 박항서 감독은 결승 최종전을 하루 앞둔 14일 강한 승리욕을 드러냈다.
박 감독은 이날 베트남축구연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에 그쳤고, 아시안게임 때도 4강에서 패해 메달을 따지 못했는데 이번 스즈키컵에서는 꼭 정상에 올라가고 싶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정말로 목표를 향해 끝까지 싸워주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나 베트남 선수들은 내일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고 내일 경기에서 베트남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들을 보여주기 위해 잘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항서 감독 "선수들 편안하게 뛰라고 주문"…베트남, 우승 보인다 / 연합뉴스 (Yonhapnews)
박 감독은 또 "결승 1차전 때 수만 명의 말레이시아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싸웠다"면서 15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에서 펼쳐지는 2차전에서 홈 팬들의 적극적인 응원을 당부했다.
뛰어난 용병술을 자랑하는 박 감독은 '이번 경기에도 깜짝 카드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선수들은 언제, 어느 경기에도 출전시키면 나가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깜짝 카드 같은 것은 없고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선수를 기용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 선수들에게 끈질긴 승리욕을 독려하는 비결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선수들이 하나의 팀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그것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컨트롤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 팬은 물론 한국 축구 팬도 열띤 응원을 보내는 것에 대해 "베트남 국민으로부터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면서 "부담이 되고 벅찰 수도 있지만 사랑받은 만큼 축구로 즐거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결전 앞두고 입을 앙다문 박항서 감독 |
그는 이어 "대한민국에서도 많은 언론과 국민으로부터 관심과 격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감사하다"라면서 "초라한 지도자에 의해 한국과 베트남에 기쁨을 드릴 수 있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도 박 감독은 탄 쳉 호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이 언론 인터뷰에서 '베트남 대표팀 선수들이 코치진의 지시에 따라 거칠게 플레이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저를 자극하기 위한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저는 선수들에게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지시하지도 않고 가르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항서 감독은 올해 초 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축구 사상 처음으로 준우승을 이끌었고, 지난 9월 끝난 아시안게임에서도 첫 4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썼다.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 스즈키컵에서도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 올해 '박항서 매직'의 화룡점정이 된다.
적장 말레이시아 감독과 악수하는 박항서 감독 |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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