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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V-리그 외국인 선수 교체 규정, 변화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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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규정 외 요청 논란으로 불거진 변화 필요성

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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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규정 외 외국인 선수 추가 교체를 타진했지만 다른 구단의 동의를 얻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최근 한국전력은 외국인 선수 없이도 경기력이 서서히 올라오는 중이다.(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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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 전은 ‘무제한’, 개막 후는 ‘1회’.

현재 V-리그의 외국인 선수 교체 관련 규정은 간단하다.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는 원하는 만큼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한 뒤에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1번만 교체할 수 있다. 시즌이 개막한 뒤에는 부상을 당해도 교체는 단 1회만 허용됐다.

이는 V-리그가 남자부가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한 2005~2006시즌부터 정해진 규정이다. 여자부는 2006~2007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돼 같은 규정을 따랐다. 여자부가 2015~2016시즌, 남자부가 2016~2017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을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변경됐어도 시즌 중 외국인 선수 교체는 여전히 1회로 유지했다.

하지만 2018~2019시즌 남자부 한국전력의 사례를 통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전력은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한 독일 국가대표 공격수 사이먼이 느린 팀 적응과 독일대표팀에서 다친 무릎을 이유로 훈련을 거부한 채 경기만 뛰겠다는 의사를 밝힌 탓에 결국 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부랴부랴 아텀(러시아)으로 교체했다.

시즌 개막 후 교체한 탓에 규정에 따라 한국전력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를 더는 바꿀 수 없었다. 하지만 아텀 마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면서 새 시즌 개막 후 15연패의 수렁에 빠진 한국전력은 규정을 벗어난 추가 교체를 요청하고 나섰다.

단장 간담회까지 열려 한국전력의 시즌 중 외국인 선수 추가 교체 요청을 논의했지만 특혜 논란이 불거지는 등 전체 구단의 동의를 얻지 못한 탓에 없던 일이 됐다.

한국전력의 상황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시즌 중 규정을 벗어난 외국인 선수 교체는 치열하게 순위를 다투는 프로의 세계에서 형평성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민감하게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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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는 경기 도중 무릎 인대를 다쳐 3라운드 내내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된 외국인 선수 알레나를 교체하는 대신 한달 가량 회복을 기다리기로 했다. 이는 현행 트라이아웃 제도에서는 알레나 수준의 대체선수를 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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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즌 중이라 특정 팀에 특혜를 주면서까지 당장 바꿀 수는 없지만 V-리그의 외국인 선수 교체 규정은 분명 손질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가까운 겨울 종목인 프로농구를 봐도 외국인 선수 교체는 프로배구보다 문이 열려있는 편이다.

KBL 규정에 따르면 수차례 제도가 변경된 끝에 올 시즌은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두는 남자프로농구의 경우 외국인 선수가 KBL 자문의에게 2주 이상의 진단을 받는 경우 부상 기간 일시 교체를 허용한다. 8주 이상의 진단을 받으면 대체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이 경우 교체 및 대체 선수 영입은 무제한이다. 부상을 제외한 기타 사유로 인한 대체 선수 영입도 구단당 2회를 인정한다.

부상 외 사유로도 두 번의 교체가 가능하다는 점보다 부상을 이유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는 규정이 V-리그와 가장 비교되는 부분이다. 규정에 따라 각 팀의 경기력 유지를 위해 시즌 중 발생하는 변수에 조금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배구는 종목의 특성상 농구보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특히 세터와 호흡을 맞추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해 단기 대체는 효용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올 시즌 남자부의 한국전력, 여자부의 KGC인삼공사처럼 4주 이상 장기부상의 경우 리그 전체 판도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시즌 중 외국인 교체 항목 및 횟수를 구분하거나, 1회 이상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규정 변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 존재한다. V-리그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단장 간담회가 열린 뒤 “V-리그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면서 규정 변화의 여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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