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 베트남과 UAE의 경기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2018. 9. 1.보고르(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베테랑 지도자의 풍모를 엿볼 수 있는 선택이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예상 밖 용병술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베트남은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2018 결승 1차전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먼저 두 골을 넣고 동점을 허용해 아쉬움이 남았으나 적지에서 패하지 않은 것은 큰 성과다. 그것도 두 골이나 기록했기 때문에 원정다득점 원칙에 따라 꽤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볼 수 있다. 베트남은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전서 0-0, 혹은 1-1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성과는 또 있다. 일부 주전 선수들을 선발에서 제외해 체력 안배를 했다는 점이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팀의 주전 공격수인 응유엔 안둑 대신 하둑친을 선발 카드로 내밀었다. 안둑은 이번 대회에서 3골을 기록하며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책임지고 있는 공격의 핵심이지만 아예 교체로도 출전하지 않았다. 미드필드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번 대회 들어 주로 베스트11에 포함됐던 르엉 쑤언 쯔엉도 벤치에만 앉았다. 그 외에 주장인 응유엔 판추옛, 조커 공격수 응유엔 반토안 등이 경기에 나서지 않은 채로 휴식을 취했다. 박 감독은 2차전을 대비하기 위해 후보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사실상 1.5군으로 나선 경기였다.
결승전에서 주전급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아무리 우승팀이 1,2차전 합계로 결정된다 해도 1차전서 패하면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박 감독은 90분이 아닌 180분의 싸움으로 보고 1차전에서 힘을 뺐다. 결국 나중에 열리는 경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2차전에서 100% 전력을 다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베트남은 지난달 8일부터 한 달 넘도록 홈과 원정을 오가는 강행군을 벌이고 있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박 감독의 선택은 납득할 만하다. 결과적으로 베트남은 원정 무승부와 주전급 선수들의 휴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여기에 선발로 나선 하둔칙인 골까지 기록했으니 금상첨화다.
주요 선수들이 대거 체력 안배를 한 베트남과 달리 말레이시아는 베스트11을 거의 다 가동하며 전력투구했다. 지난 5일 태국 원정에서 선발로 뛴 선수들 중 10명이 그대로 베스트11에 들어갔다. 사실상 있는 자원을 모두 투입한 경기에서 2실점하며 비겼기 때문에 2차전 하노이 원정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동시에 체력적인 부담도 있다. 박 감독의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될 가능성이 큰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베트남은 유리함을 안고 2차전에 나서게 됐다. 열광적은 홈 팬들의 응원 속에 말레이시아를 괴롭힐 수 있을 전망이다. 베트남 언론 탄니엔뉴스의 쿽 비엣 기자는 “박 감독의 예상 밖 용병술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무승부의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더 완전한 상태로 2차전을 치르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라며 “만약 베트남이 우승을 한다면 박 감독의 결승 운영이 다시 회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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