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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돌아온 김진수 “벤투 전술에 완전히 녹아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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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 월드컵 2번 출전무산… 울산훈련 첫날 굳은 결의

“왼쪽 수비수, 정해지지 않아”… 홍철-박주호에 당찬 도전장

동아일보

대한축구협회 제공


영상 5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에 가랑비 내리는 11일 오후 울산종합운동장. 오후 5시를 넘어가면서 해가 져 어두워진 경기장은 조명이 켜지면서 환해졌다. 소속 팀 복귀 일정 등의 이유로 벤투호 조기 소집 첫날인 이날 23명 엔트리에서 총 14명의 선수만 이곳에서 몸을 풀었다.

그중 비바람을 가르며 이 악물고 달리는 낯익은 얼굴 하나가 눈에 띄었다. 러시아 월드컵을 코앞에 둔 3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대표팀을 떠났던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수(26·전북·사진)다. 실력만큼은 국내 최정상급으로 통하는 수비 자원이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도 비슷한 일을 겪어 그에게는 홍명보호와 신태용호의 아픈 손가락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평가를 기다리는 학생의 기분입니다.”

김진수는 파울루 벤투 감독(49)의 부름을 받아 이날부터 20일까지 울산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안컵 대표팀 조기 소집 훈련에 돌입했다. 김진수의 벤투호 승선은 이번이 처음. 첫날 훈련부터 그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언제든 대한민국의 왼쪽 수비를 책임질 주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7개월여의 공백은 길었다. K리그1 무대로 돌아온 10월 28일, 전북과 수원의 경기 후반에 교체 출전한 그가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쏟은 것도 길고 길었던 인고의 세월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진수는 지난달 4일 울산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K리그 복귀 골을 신고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 번 다쳤던 선수는 다 그럴 거예요. ‘또 다치진 않을까’ 두려운 마음이 들곤 하죠. 하지만 경기를 나가지 못하는 기간에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한 경기를 뛴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슴에 깊이 새겨 놓았습니다.”

빠른 발과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을 장착한 김진수는 그간 홍철(수원)과 박주호(울산)가 맡아온 벤투호의 왼쪽 풀백 주전 자리에 도전장을 던졌다. 벤투 감독은 오른쪽의 이용(전북)과 마찬가지로 왼쪽 수비수에게 윙어처럼 전방 깊숙이 침투해 크로스를 올리는 공격적인 역할을 주문한다.

김진수는 “측면 수비수에게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벤투 감독님의 전술 특징을 눈여겨봐 왔다. 이번에 직접 감독님과 소통하며 제가 그 전술에 잘 녹아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축구 나이로 전성기에 해당하는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김진수다. 김진수는 이번 소집 훈련을 두고 “앞으로 어떤 축구를 해나갈 수 있을지 확인하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1차 목표는 내년 아시안컵 출전과 우승이다. 그리고 벤투 감독님과 함께 카타르 월드컵도 가고 싶다.”

한편 이날 울산에 짐을 푼 벤투호는 이곳에서 함께 겨울 훈련을 하고 있는 김학범호(23세 이하 대표팀)와 두 번 연습 경기(16일 비공개, 20일 미디어만 공개)를 한 뒤 20일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울산=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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