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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적정가? 거품가? 어쨌든 양의지는 125억원에 NC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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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계약금 60억, 총연봉 65억

강민호 80억 경신한 포수 최고액

‘FA 상한제’는 사실상 없었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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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수상자 양의지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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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혔던 포수 양의지(31)가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역대 두 번째 많은 액수의 FA 계약을 기록하면서다.

NC 구단은 11일 “FA 양의지와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총액 125억원(계약금 60억원, 총연봉 65억원) 조건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양의지는 12년 만에 FA 잭폿을 터뜨리면서 팀을 옮겼다.

총액 125억원은 이대호가 2017년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할 때 기록한 150억원(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많은 액수의 FA 계약이다. 포수 중에선 역대 최고액이다. 종전 최고액은 지난해 말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한 80억 원(4년)이었다. 양의지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도전을 선택했다.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여우’ 같은 포수다. 투수 리드는 기본이고, 블로킹과 도루 저지 능력도 최정상급이다. 올해 실책은 3개뿐이었고, 도루 저지율은 37.8%로 최고였다. 공격보다 수비가 중요한 포수를 맡고 있지만, 방망이 또한 매섭다. 올해 133경기에 나와 타율 0.358(2위), 23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10개 팀 주전 포수 중 가장 타율이 높다. 장타력도 겸비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큰 야구장이라는 서울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면서도 2014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 수 홈런을 쳤다. 김종문 NC 단장은 “양의지는 실력이 뛰어난 포수이자 잘 치는 타자다. 우리 팀 젊은 투수들의 성장과 앞으로의 전력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입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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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역대 FA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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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2015년 말 3루수 박석민과 4년 총액 96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이후 FA 시장에서 잠잠했다가 올해 다시 지갑을 열었다. 주전 포수 김태군이 지난해 군에 입대하면서, NC는 올 시즌을 힘겹게 보냈다. 상위권이던 성적은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김경문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지난 6월 물러났고, 유영준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포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체험한 NC는 양의지를 데려오려고 공을 들였다. 다만 총액 기준 100억원이 넘는 계약과 관련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KBO는 지난 9월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4년 80억원’이라는 FA 상한제를 제안했다. FA 계약에 거품이 심하게 끼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최근 3년 사이 100억원대 FA가 5명이나 나왔다. 2016년 말 외야수 최형우가 KIA 타이거즈와 100억원(4년) 계약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지난해 이대호(4년 150억원), 김현수(4년 115억원)가 잇따라 초대형 계약을 했다.

KBO 제안을 선수협이 거부하면서 FA 상한제 도입은 무산됐다. 그래도 ‘거품론’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올 연말 FA 시장은 잠잠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5일 SK 와이번스 3루수 최정이 106억원(6년)에 팀에 잔류했고, 양의지가 그 뒤를 이었다. 적정 가격이든, 거품이든 ‘FA 100억원 시대’는 되돌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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