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미투' 경찰 조사 받던 대전 고교 교사 숨진 채 발견

학내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대전의 고등학교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11일 대전 유성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48분쯤 유성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고교 교사 A(4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아파트 19층에선 A씨의 상의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가족에게 ‘먼저 떠나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미뤄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 조사 결과 A씨가 홀로 아파트로 올라가는 모습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대전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캡처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월 학내 성폭력을 폭로하는 ‘스쿨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특별감사로 고발된 대전 모 여고 현직 교사 5명 중 한 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교사 5명을 ‘수업 중 과도하고 부적절한 성적 표현’ ‘성차별적 언행’ ‘폭언·강압적 지시’ 등을 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이 미투 공론화를 위해 만든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교사들이 "3학년은 퇴물" "여성이 납치당하는 이유는 짧은 바지 때문이다" "가슴은 만지면 커진다.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부탁하라" 등의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대전교육청은 "현재 사고 경위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