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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나에겐 오지 않을 먼 이야기라 생각했다.”
지난 4일 발표된 아시안컵을 대비한 울산 동계전지훈련 명단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름은 미드필더 김준형(22)이었다. 수원 삼성 소속의 프로 2년차인 그는 이번 훈련을 통해 A대표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한승규(울산) 장윤호(전북) 조영욱(서울)에 비해 리그 활약도와 인지도면에서 가장 낮다.
김준형은 지난해 수원 삼성에 입단해 데뷔시즌에는 1군 무대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올시즌에도 7월에야 데뷔전에 나섰고, 리그를 포함해 9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하지만 시즌 후반기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등 중요한 경기에서 중용을 받으며 벤투 감독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준형은 5일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어제 대표팀 발표를 하는지도 몰랐다. 오전에 운동하고 있었는데 팬들의 연락이 많이 와서 그때 알았다”면서 “계속 다리가 떨리고 있다.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정말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준형은 어린시절부터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고교 시절에는 무릎 수술로 인해 장기간 그라운드를 떠나있어야 했고, 예정됐던 대학 진학이 무산되면서 선수 생활 중단 위기를 맞기도 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향했던 송호대에서 그는 축구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대학축구에서 변방으로 평가받았던 송호대는 김준형이 주장을 맡은 2016년 U리그 왕중왕전 결승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연령대 대표팀에 단 한번도 부름을 받지 못했고, 이번 소집이 첫 태극마크다. 그래서 기대만큼 걱정도 많다. 김준형은 “같은 팀인 (홍)철이 형만 알고 있고, 이번에 뽑힌 나머지 선수들과는 큰 인연이 없다. 합류하면 떨리기도 하고 어색할 것 같다. 빨리 팀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불과 4년전 만해도 뛸 곳이 없어 프로구단 테스트를 전전하던 김준형은 벤투호 승선으로 인생 역전을 맛보게 됐다. 그는 “수원의 입단 제의를 받았을 때보다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이 더 기뻤다.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나에게는 오지 않을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이 됐다”고 얼떨떨했다.
김준형의 SNS에는 ‘절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프로필이 적혀있다. 그의 생각대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가 이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김준형은 “어릴때 친구들이 좋은 팀에서 뛰는 것을 보며 부러운 감정을 갖기도 했다. 밑바닥부터 노력하면서 마지막에 이렇게 올라오게 됐다. 힘들었던 시절이 있어서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이 뛰고, 볼을 쉽게 연결하고, 공간을 잘 찾아들어가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 대표팀에서 내 장점인 활동량으로 승부를 해야할 것 같다. 기회가 오면 슛으로 어필을 하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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