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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벤투가 찍은 '센트럴 황'…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 이게 진짜다[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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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축구대표팀의 황인범이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며 플래시 세례를 받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인천국제공항=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동경하는 선배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의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들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축구국가대표 ‘벤투호’의 호주 원정 2연전(호주, 우즈베키스탄)을 통해 중원의 믿을맨으로 거듭난 황인범(22·대전)에게서 들뜬 마음보다 3개월 전 ‘초심’이 느껴졌다. 그는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코치진 및 동료들과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에 (기)성용이 형, (정)우영이 형, (이)재성이 형 등 주축 선수가 빠진 채 다녀왔는데 오히려 선수들이 기회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아시안게임 금메달 핵심 멤버로 뛴 그는 곧바로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 눈에 들어 생애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빨리 성장해서 성용이 형 은퇴를 앞당기겠다”는 당돌한 출사표를 던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전에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으로 군 면제 혜택을 받은 일부 자원들이 기량 발전에 소홀하고 사익을 추구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A대표팀 자원으로 거듭나는데 실패한 사례가 수두룩하다. 그런 면에서 황인범이 A대표팀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지난 9월 벤투호 1기 명단에 들었을 때부터 유독 돋보였다. 그는 “지난 9~10월 대표 소집 때 내가 좋아하는 성용이 형을 비롯해 이번 (호주 원정에서는) 자철이 형, 청용이 형 등 어렸을 때부터 동경했던 선배들과 함께했다. 꿈같은 시간이었다. 운동장 뿐 아니라 밖에서 형들이 생활하는 모습 자체가 프로페셔널하다. 형들의 장점을 것으로 만들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프로 선수로 최대 난관인 군 문제를 해결한 황인범은 꿈에 그리던 유럽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종착역은 국가대표팀 중원의 핵심 요원으로 성장해 아시안컵은 물론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것이다. 황인범은 이번 호주 원정에서 특유의 재치 있는 패스와 폭넓은 활동량으로 기성용의 공백을 일정 부분 메우면서 호평받았다. 이제 기성용과 정우영의 대체 자원이 아닌 경쟁자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기술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황인범의 가치는 새롭게 조명받았다. 그러나 황인범은 이같은 평가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오히려 냉정했다. “우즈벡전은 상대의 동기부여가 떨어졌는지 솔직히 느슨한 면이 없지 않았다. (4-0 대승에) 만족하거나 들떠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가야 할 목표는 아시안컵이고 최종 명단에 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성숙하게 돌아봤다. 또 “내가 성용이 형이나 우영이 형을 대체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 경기장에서 형들의 영향력을 보면 난 한참 못 미친다. 형들이 경기장에서 하는 플레이가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여기고 최대한 배우려고 한다”고 겸손해했다.

낮은 자세로 태극마크를 대할 줄 아는 황인범의 모습은 병역 혜택을 받은 모든 태극전사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제 그는 소속팀 대전의 K리그2 준플레이오프를 위해 뛴다. 대전을 구하고 내달 벤투호 아시안컵 대비 국내 전지훈련에 합류해 아시안컵 본선을 향한 꿈으로 내달린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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