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이후 A대표팀서도 활약…호주 원정 계기로 주축 '우뚝'
공격하는 황인범 |
(브리즈번=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친구나 가족들에게 농담처럼 '인생의 운을 올해 다 쓴다'고 말할 정도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그 운을 다 쓴 게 아니라는 걸 내년, 그 이후에도 보여주고 싶어요."
선배들이 없는 중원에 '대체 자원' 정도로 여겨졌던 황인범(22·대전)이 축구 국가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
벤투 감독이 처음으로 안방을 떠나 치른 이달 호주 원정 평가전에서 애초 가장 공백이 클 것으로 보였던 포지션은 기성용(뉴캐슬)이 없는 중원이었다.
그와 주로 호흡을 맞추던 정우영(알사드)마저 부상으로 빠져 판을 새로 짜야 했다.
벤투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의 활약을 지켜본 뒤 부임하자마자 A대표팀에 최초 발탁해 중용하던 황인범에게 중책을 맡겼다.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 모두 선발로 내보내 능력을 확인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주세종(아산)으로 파트너를 바꿔가며 호흡을 맞춘 그는 경기 조율이나 패스, 슈팅 가릴 것 없이 눈에 띄는 활약으로 무패 행진의 중심에 섰다. 이번 달만큼은 공격의 핵심 황의조(감바 오사카)만큼이나 팀 내 비중이 컸다.
공격하는 황인범 |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그는 남태희(알두하일)가 터뜨린 결승 골의 기점 역할을 하는 등 4-0 완승에 기여했다.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치고 만난 황인범은 "형들이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내년 아시안컵까지 이어가자고 했다"며 "형들을 믿고 경기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미소 지었다.
아시안게임부터 이달 호주 원정까지 2018년은 그에게 축구 인생의 큰 흐름을 바꿀 만한 사건의 연속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더 큰 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환경을 갖췄고, 그 직후 찾아온 성인 대표팀에서의 기회도 놓치지 않고 잘 살렸다.
국가대표팀에 들어오자마자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벤투 감독의 조련을 받게 된 것 또한 행운이다.
벤투 감독에게서 종종 조언을 듣는다고 전한 황인범은 "제가 공격적인 패스를 좋아하고 자주 시도하는데, 그게 잘 들어가면 좋은 기회가 되지만 실패하면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는 것인 만큼 조절을 잘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내년 아시안컵 엔트리 한 자리를 사실상 굳힌 그는 "감독님이 원하시는 플레이를 하려고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게 많이 보인다"며 "소속팀에서 플레이오프를 잘 치르고, 12월 소집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 제가 보여준 것에 비해 더 큰 기회를 얻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만족할 줄 모르는 황인범의 2019년이 더욱 기다려진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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