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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닮은꼴' 벤투-쿠페르, 왕년에 잘 나갔던 두 사령탑의 지략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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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헥토르 쿠페르 우즈베키스탄 감독(위)과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왕년에 잘 나갔던 두 사령탑이 아시아 무대에서 만나 지략대결을 펼친다. 20일 평가전을 통해 맞대결을 벌이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과 우즈베키스탄의 헥토르 쿠페르 감독은 나란히 2018러시아월드컵 이후 두 팀의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한 때는 유럽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지도자였던 이들은 이제 아시아에서 재기를 노리는 상황이다.

두 사령탑은 묘한 공통점이 있다. 지도자 생활 초반에는 굵직한 성적을 내면서 명장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도자 경력에 흠집이 생기면서 아쉬운 행보를 보여줬다.

벤투 감독은 2004년 현역 은퇴 뒤 곧바로 포르투갈 스포르팅 CP의 유소년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이듬해 1군 사령탑으로 성인팀의 첫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4년간 스포르팅을 이끌면서 2차례 포르투갈 FA컵과 슈퍼컵 우승을 차지하며 초보 사령탑이지만 좋은 성과를 냈다. 벤투 감독은 2010년 포르투갈 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황금기를 누렸다. 유로2012에서 4강 진출에 성공했고, 2014브라질월드컵 예선에서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1993년 아르헨티나 후라칸의 수장으로 지도자로 데뷔한 쿠페르 감독은 1997년 스페인 마요르카를 통해 유럽무대에 진출하면서 날개를 활짝 폈다. 1998~1999시즌과 1999~2000시즌 두 시즌 연속 스페인 발렌시아를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쿠페르 감독은 2001년 발렌시아를 떠나 이탈리아 명문 인테르 밀란 사령탑으로 부임해 2002~2003시즌에는 UCL 4강에 진출하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두 감독은 지도자로서 정점을 찍은 뒤 급격하게 하향 곡선을 그었다. 쿠페르 감독은 2003년 10월 인테르 밀란에서 개막 후 리그 6경기만에 성적부진으로 팀을 떠나면서 지도자로서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이후 2007년 스페인 레알 베티스와 이탈리아 파르마의 감독을 맡았지만 두 팀 모두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쫒겨났다. 2011년 스페인 라싱 산탄데르에서도 1년 계약을 맺었지만 5개월만에 경질을 당했고, 2013년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 알 와슬에서도 5개월만에 성적 부진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절치부심하던 쿠페르 감독은 2015년 3월 이집트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며 28년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로 자존심을 살렸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한 채 조별리그에 탈락해 이집트 대표팀과 연장 계약을 맺지 못했다.

잘 나가던 벤투 감독도 포르투갈 대표팀 사령탑 시절 당대 최고 스타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한 호화군단을 거느리고도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쓴 맛을 봤고 이어진 유로2016 예선 첫 경기에서 알바니아에 0-1로 패하면서 결국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평탄치 않은 길을 걷게 됐다. 클럽 사령탑으로 돌아간 벤투 감독은 이전에 쌓아올린 명성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 2016년 브라질 크루제이루에서는 2개월만에 지휘봉를 내려놓았고, 이어서 부임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서는 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경질당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장외룡 감독의 후임으로 중국 슈퍼리그 충칭 리판을 맡았지만 7월 성적부진의 이유로 또 한 번 지휘봉을 내려놨다.

벤투 감독과 쿠페르 감독은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에 사활을 걸어야하는 상황이다. 3~4년 계약을 맺은 두 사령탑은 중간 평가 성격의 아시안컵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스파링파트너로 만나는 두 감독이 어떤 지략대결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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