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경수는 킹크랩 아는 극소수 인물"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the L] "밖으로 새나갈 수 있어 위험…극소수만 알도록 조치"

네이버 댓글조작 사건 주동자로 지목된 '드루킹' 김동원씨./ 사진=뉴스1

네이버 댓글조작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가 공범으로 지목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두고 '킹크랩 개발을 알고 있던 극소수의 인물'이라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김씨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네이버 댓글조작 사건 3회 공판에 나와 이같이 진술했다. 김씨는 이 사건 피고인이지만 이날은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한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아보카' 도모 변호사 측 변호인은 '경공모의 외부 회원에게 '킹크랩'이나 댓글 작업을 얘기한 적 있냐'고 물었고, 김씨는 "없다. 킹크랩의 개발 단계부터 시행 등 전 과정에 있어서 정확하게 알고 있던 사람은 김 지사와 김 지사의 보좌관 한모씨, 그리고 현재 구속된 피고인들 빼고는 없었다"고 답했다. 킹크랩은 댓글 공감수 조작에 쓰인 매크로 프로그램이다.

"다른 누구와 상의한 적 없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다른 누구와 상의하면 그것이 밖으로 새어나갈 수 있어 위험했다"면서 "그 당시에는 김 지사나 문재인 대통령이 모두 야당 인사였고 매우 위험한 사안이라 극소수만 알도록 일부러 조치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킹크랩 시연회가 열렸다는 2016년 11월9일 상황을 진술하면서도 김 지사가 킹크랩 개발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나와 김 지사, '서유기' 박모씨의 회의 자료에만 킹크랩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었고 나머지는 인쇄되지 않았다"며 "기억하기로 김 지사와 1시간30분 이상 대화를 나누고 (강의실에서) 나와 팀 멤버들을 소개하고 인사 후 보냈다"고 했다.

또 김씨는 자신이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원톱'이며 모든 것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공모는 김씨가 운영하면서 댓글조작 사건에 이용한 사조직이다. 김씨는 "왜 경공모 회원들이 본인을 신뢰하고 따랐느냐"는 물음에 "내가 사심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3일 일부 증인을 신문하고 재판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씨 일당의 댓글조작 사건, 뇌물 사건,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모두 다음달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김 지사의 재판도 같은 시기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김씨 일당은 2016년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인 일명 '킹크랩'을 이용해 포털 사이트 기사 8만여개에 달린 댓글 140만여개의 공감·비공감 조회를 9970여만회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 측은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하지만, 범죄가 성립하는지는 의문"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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