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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베테랑 빠져도 두 사람 덕에 든든한 벤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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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전 후방 책임진 22살 동갑내기

패스·킥 등 공격에 강점 MF 황인범

힘 좋고 빨라 빈 틈 적은 DF 김민재

“향후 10년간 한국 축구 책임질 것”

중앙일보

18일 호주 브리즈번 페리 공원에서 한국축구대표팀 김민재와 황인범이 회복훈련 후 벤치에 앉아 있다. 호주와의 평가전을 무승부로 마친 대표팀은 20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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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의 성장은 환영할 일이다.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이름을 알렸던 20대 초반 신예들이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A팀)에서도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이들의 활약은 주전급 선배들의 공백마저 지웠다. 가장 눈에 띄는 두 선수, 바로 1996년생 동갑내기인 황인범(대전 시티즌)과 김민재(전북 현대)다.

17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호주와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둘의 활약은 큰 소득이었다.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황인범과 중앙수비수로 출전한 김민재는 각자의 위치에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황인범은 체격 좋은 상대를 맞아 1차 저지선 역할을 해내는 동시에, 날카로운 패스와 킥으로 공격에도 힘을 보탰다. 후반 15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으로 직접 상대 골문을 위협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김민재는 상대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면서, 한편으로는 허를 찌르는 긴 패스로 선제골을 도왔다. 전반 22분 김민재의 긴 패스는 중원의 황의조(26·감바 오사카)를 거쳐 골로 연결됐다. 1-1 무승부로 끝났지만, 두 선수와 선제골의 주인공 황의조의 활약은 더할 나위 없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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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황인범이 호주 수비를 피해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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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과 김민재는 각각 기성용(29·뉴캐슬)과 장현수(27·FC도쿄)의 공백을 메웠다. 벤투 감독은 장거리 이동에 따른 신체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무릎이 좋지 않은 기성용을 대표팀에서 뺐다. 장현수는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 조작 문제로 국가대표 자격을 영구 박탈당했다. 둘이 빠져 이번 호주 원정에서 후방라인이 불안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황인범·김민재 때문에 예상이 빗나갔다. 소속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뛰는 황인범은 공격적인 위치에서 전진 패스를 시도하면서 활로를 뚫었다. 후방 플레이메이커 스타일인 기성용과 대비됐다. 장현수보다 힘과 스피드가 좋은 김민재는 몸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번 평가전에서 손흥민(토트넘)의 등 번호인 7번을 받은 황인범은 “A매치 첫 선발(10월16일 파나마전) 출전 때보다 몸이 좋았다”며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주장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중앙수비수로 호흡을 맞춘 김민재는 “내가 패스한 게 골로 이어져 기분 좋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부담을 덜고 편하게 하려고 했는데 맞아 들었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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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김민재가 호주 제이미 매클레런을 수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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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올해 아시안게임과 국가대표팀 평가전을 통해 많이 성장한 선수들이다. 아시안게임에서 황인범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5경기, 김민재는 중앙수비수로 6경기에 각각 출전했고, 금메달 획득에 큰 힘을 보탰다.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덕분에 두 선수 모두 벤투 감독 부임 후에 꾸준하게 대표팀에 뽑혔다. 특히 두 선수는 파나마전에 이어 호주전까지 A매치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장이다. 겁 없이 덤벼드는 자신감과 경기의 흐름을 읽어내는 감각, 그리고 선배와의 유기적인 호흡까지, “이들이 향후 한국 축구의 10년을 책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하는 전문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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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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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일 호주 원정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인데, 두 선수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상대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우즈베크와 만났는데, 당시 두 선수는 연장전까지 120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4-3 승리에 기여했다. 이번에 상대할 우즈베크에는 야롤리딘 마샤리포프(25·파흐타코르 타슈켄트),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24·로코모티브 타슈켄트) 등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던 선수 6명이 포함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4위로 한국(53위)보다 처지지만, 최근 월드컵 예선이나 아시안컵, 아시안게임 등에서 한국을 괴롭혔던 ‘복병’이다.

우즈베크전을 앞둔 두 선수의 각오도 다부지다. 김민재는 “아시안게임에서 만난 마샤리포프 등이 포함돼 있다. 잘 분석해서 철저히 막겠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출전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다리에 쥐가 날 만큼 120%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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