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장현수도 없고, 기성용도 없다. 벤투호가 추구하는 '빌드업 축구'에서 키를 쥐고 있던 두 선수가 빠지면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스타일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을 밝혔고, 이런 이유로 '캡틴' 김영권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2일 오후 7시 45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원정길에 올랐다. 벤투호는 이번 11월 A매치 2연전에서 호주(17일), 우즈베키스탄(20일)과 맞대결을 펼치고, 벤투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지난 9월, 10월과는 확 달라진 벤투호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선수단 변화의 폭이 컸다. 이미 손흥민이 아시안게임 차출 당시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이 맺은 합의에 따라 호주 원정 A매치에 부름을 받지 않았다. 기성용도 배려 차원에서 빠졌다. 대표팀의 '중심'이 빠진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정우영, 김문환, 황희찬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재성도 아직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어서 명단에서 제외됐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 A매치라는 점에서 벤투 감독의 머리가 복잡하다. 지난 4경기에서 확실한 플랜A로 자리 잡은 '빌드업 축구'를 11월 A매치에서도 가다듬어야 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기성용과 장현수가 빠진 공백이 매우 크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축구 색깔을 입히기 위해 후방에서부터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빌드업을 시도했고, 수비 라인에서는 장현수, 중원에서는 기성용에게 핵심 역할을 맡기며 좋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장현수는 대표팀에서 영구 제명됐고, 기성용은 배려 차원에서 이번에는 소집되지 않았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스타일을 바꿀 생각이 없었다. 벤투 감독은 호주 원정을 떠나기 전 "항상 해오던 대로 비슷한 스타일을 유지할 생각이다. 그전에 기회를 많이 부여받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그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면서 우리만의 플레이스타일을 만들어가겠다"며 스타일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확실했다. 골키퍼부터 시작하는 후방 빌드업을 통해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는 동시에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빠르게 전진하는 것이다. 여기에 좌우 측면에 빠른 공격수들을 배치해 상대의 뒤 공간을 파고들고, 유기적인 스위치 플레이를 통해 찬스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볼을 공급하고,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패싱력이 좋은 센터백이 필요하다. 적임자는 있었다. 바로 김영권이다. 김영권은 어린 시절부터 발기술과 패싱력이 좋은 수비수로 유명했고, A대표팀에 올라서도 안정적인 패싱력과 수비 조율이 뛰어난 센터백으로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파트너인 장현수가 잦은 실수로 흔들렸지만 김영권은 흔들리지 않았고, 수비 조율, 패싱력, 맨 마킹 등 자신의 장점을 모두 발휘하며 한국의 수비 라인을 든든하게 지켰다. 여기에 독일과 최종전에서는 후반 막판 극적인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대표팀의 확실한 센터백으로 자리 잡았다.
벤투 감독도 기대감이 높다. 장현수가 없는 상황에서 후방 빌드업을 담당할 센터백은 김영권과 권경원이 있는데 경험이나 모든 면에서 김영권이 주전 센터백이다. 이런 이유로 벤투 감독은 이번 11월 호주 원정에서 김영권에서 주장 완장을 맡였고, 김영권을 중심으로 수비 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영권의 어깨가 무겁다. 김영권의 파트너로 맨 마킹, 스피드, 파워 등이 좋은 김민재가 나설 것이 유력한 가운데 경험이 풍부한 김영권이 제몫을 다해줘야 벤투호의 축구가 힘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벤투호 후방 빌드업의 핵심은 김영권이다.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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