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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플레이어' 태원석 "연기는 일이자 휴식, 눈물로 시작했어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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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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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어디서 본 듯하지만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만한 게 배우 태원석은 OCN 드라마 '플레이어(극본 신재형·연출 고재현)'를 위해 무려 30kg을 증량하고 나타났다. 첫 주연작을 위해 남다를 각오를 가졌던 그는 오디션 제안을 받고 3일 동안 4kg을 증량했고, 이후 120kg까지 찌우며 캐릭터를 준비해나갔다.

'플레이어'에서 태원석이 분한 도진웅은 우람한 팔뚝과 단단한 주먹을 가진 타고 난 싸움꾼이지만 이면에는 순수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인물이다. '주먹요정'으로 불리며 뜨거운 사랑 속에 첫 주연작을 무사히 마무리한 태원석은 '플레이어'의 출연자이자 팬이었던 만큼 누구보다 종영을 아쉬워했다.

"행복하고 즐거웠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다"고 말문을 연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연기할 수 있는 자리가 이제 없다는 게 아쉽기도 하다. 마지막 촬영이 끝난 후에는 오히려 아무 느낌이 안 들었다. '이게 끝난 게 맞나' 싶었고 내일도 다시 촬영장에 와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마지막 방송을 보니까 실감이 났고 '끝나지 말아라'라면서 봤는데 끝이 났다. 오늘도 단체 채팅방에 '보고싶다'고 보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태원석에게 '플레이어'는 운명같은 작품이었고, 도진웅은 한눈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또 다른 자신이었다. 도진웅이 자신과 너무나도 닮아 꼭 연기하고 싶었다는 그는 "제가 잘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욕심 났고 더욱 쟁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사람을 건드렸을 때 나오는 무서움이 있지만, 혼자 티 타임을 즐긴다든지 큐티클 정리를 하는 순수함이 저와 비슷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덩치가 크다는 것 말고는 저와 너무 닮아서 그대로 투영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인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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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부터 캐스팅, 그리고 촬영, 종영까지 반년의 시간 동안 '플레이어'와 함께한 태원석.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는 합격 당시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정확히 기억난다. 5월 12일 4시 30분께 헬스장 밑에 주차하고 문자 한 통을 받았다. '감독님께서 픽스하신 것 같으니 이제 무술 연습 나가면 됩니다'라는 내용이었다"고 회상한 그는 "너무 믿기지 않아서 제작PD님한테 전화도 하고 연신 '감사합니다'라는 소리를 하고 혼자 펑펑 울었다. 꿈에 그리던 역할이었다. 이전까지 저를 보여줄 만한 큰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태원석이라는 배우가 어떤 연기를 한다는 걸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감격스러웠고 너무 행복했다. 한없이 기뻐서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행복한 만큼 그는 신중해졌다. 행복이 달아날까 두려웠던 그는 가족은 물론 아무한테도 출연 소식을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태원석은 "혹시나 제가 잘못 들었거나 안 될 수도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일단 아무한테도 얘기를 안 하고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을 때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를 했다. 부모님은 크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기뻐하셨다. 손톱의 때만큼 효도를 했구나 싶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합격 소식 후 태원석은 액션 스쿨에서 훈련을 받으며 도진웅을 준비했다. 대부분의 액션 연기를 직접 소화한 태원석은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제가 다 하려고 했다. 살을 찌우면서 액션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관절에 무리가 갔지만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증량했기 때문에 '힘드니까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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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선수를 꿈꾸며 중학생 때까지 운동을 하던 태원석은 우연한 계기로 연기를 시작했다. "진학한 고등학교에 연극부가 있었는데 거기에 지원하고 합격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배우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는 그는 "어느 날 영화를 봤는데 주인공이 너무 멋있더라. 그리고 다음 날 연극부에서 뮤지컬을 보여줬는데 그 주인공이 너무 멋있었다. 알고 보니 똑같은 배우였다. 그때 충격을 받고 뮤지컬에 빠져서 대학교도 뮤지컬과로 갔고 공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태원석은 우연히 미디어 연기를 접하게 됐고, 카메라 앞에서 호흡까지 연기해야 하는 디테일한 매력에 빠져 드라마와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플레이어'에서 첫 주연을 맡으며 본격적인 시작을 하게 된 태원석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며 달려갈 계획이다.

"차기작은 아직 정해진 게 없지만 앞으로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어 오디션도 열심히 보고 있어요. 저만의 색으로 여러 역할을 해보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할 거고 운동도 하고 알차게 준비할 거예요. 저는 언제나 소처럼 일하고 싶어요. 쉬지 않고 일하고 싶고, 촬영장에 가는 거 자체가 휴식이라고 생각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저를 보여주고 싶어요."

오로지 연기만으로 가득 차 있는 태원석은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오늘도 달려가고 있었다. "모든 배우들의 꿈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제가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연기와 인성을 통틀어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거다.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인생의 목표"라는 그의 연기 인생이 기대되는 건 당연했다.

문수연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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