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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팀킴마저 '이방인'이었던 '그들만의 컬링'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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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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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파크텔=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올림픽 전까지는 '교수님도 잘되고, 우리도 잘되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들만의 컬링'에서는 땀흘리며 훈련한 선수들도 이방인이었다.

팀킴(김은정,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은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4층 멜버른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팀킴은 지난 6일 대한체육회와 경북도체육회, 의성군 등에 13페이지 분량의 호소문을 보냈다. 호소문에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장반석 감독, 김민정 감독이 팀을 사유화하고, 폭언, 욕설 등 인격모독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경두 전 부회장과 그 가족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 컬링의 개척자'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 컬링의 적폐'로 전락하고 말았다.

물론 김경두 전 부회장과 그 가족들이 컬링 보급에 쏟은 노력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 김경두 전 부회장과 그 가족의 노력이 있었기에 컬링이 한국에 뿌리를 내렸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낼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를 '가족 스포츠'의 힘이라고 평가해서는 곤란하다. 물론 컬링이라는 종목 특성상 해외에서도 가족들이 뭉쳐 팀을 이루는 사례가 많다. 팀워크가 중요한 종목이기 때문에 서로를 잘 이해하는 가족이 팀원이면 더욱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아이스 안에서 한정돼야 한다. '그들만의 컬링'이 아이스 바깥에서도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팀킴의 폭로는 한국 컬링이 '그들만의 컬링'으로 전락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은정은 기자회견에서 "그전에는 한 가족으로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올림픽을 지나면서 결국에는 가족들만 함께 한다는 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몇 년을 땀 흘려 훈련한 선수들도 '가족들만의 세계'에 함께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김은정은 또 "선수들은 올림픽 전까지 '교수님도 잘되고, 우리도 잘되자'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후 확신하게 된 것은 교수님과 교수님 가족이 우리나라 컬링에서 큰 역할을 하고 싶어 하며 거기에 선수들을 이용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나라 컬링을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이끌고 싶어서 그러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선영 역시 "이런 사태가 반복되는 것은 아무래도 경북 컬링에서 한 명이, 한 가족이 독식해서 그러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족스포츠'라는 말이 '독선'과 '욕심'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장반석 감독은 지난 7일 사실관계확인서를 통해 향후 반박자료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드러난 정황만으로 현재의 싸늘한 여론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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