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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팀킴, 호소문 발표 후 첫 기자회견…"컬링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에 용기 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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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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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파크텔=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은메달리스트 팀킴(김은정,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이 호소문 발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입장을 밝혔다.

팀킴은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4층 멜버른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팀킴은 지난 6일 대한체육회와 경북도체육회, 의성군에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장반석 감독, 김민정 감독이 팀을 사유화하고 있으며, 폭언, 욕설 등 인격모독을 했다'는 내용을 담은 13페이지 분량의 호소문을 보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장반석 감독은 7일 사실관계확인서를 통해 호소문 내용 중 일부를 반박했다. 그러자 팀킴은 "장반석 감독이 언론에 배포한 사실확인서는 진실과 다른 내용이 너무 많아, 선수들이 정확한 사실을 말씀드릴 수 있는 자리를 갖고자 한다"며 이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선영은 "진정한 가족 스포츠는 서로를 존중하고 충분히 소통하고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그 가족이라 칭하는 틀 안에서 억압, 폭언, 부당함, 부조리에 불안해 했고,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 팀킴은 존재할 수 없고 운동을 그만 두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절박함에 용기를 내 호소문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장반석 감독이 반박한 '어린이집 행사 동원', '김은정 패럴림픽 성화봉송'에 대해서는 "사전에 전혀 들은 바 없다"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했다. 또한 2015년 이후 상금을 배분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장 감독이 증거로 제시한 내역서는 전체적인 상금 사용 내역이 아니"라며 "세부적인 사용 내역에 대해 장 감독이 일방적인 통보만 했을 뿐, 그 어떤 사전 동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선영은 또 "올림픽 전에도 김은정의 입지를 줄이려 했고, 결혼 후에는 다른 선수들이 이해할 수 없는 포지션 변경 훈련을 강요했다"며 "우리는 단순히 김은정만이 아닌 팀 전체를 분열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선영은 또 "우리 팀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감독단과는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다", "의성컬링훈련원에서 계속 훈련할 수 있도록, 훈련원이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선수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완벽히 분리되길 바란다", "우리 팀을 제대로 훈련시켜주고 이끌어줄 감독단이 필요하다. 컬링 선수로 운동을 계속하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싶다"는 요구 사항을 밝혔다.

팀킴은 평창 올림픽 당시 코치를 맡았던 피터 갈란트가 작성한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갈란트 코치는 팀킴과 감독단 사이의 불화 내용을 증언하는 한편, 코치인 자신에 대한 처우도 매우 형편없었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은정은 "기다리면 변하지 않을까 고민하다보니 이렇게 시간이 길어지게 됐다"며 이제야 감독단과의 갈등을 폭로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운동을 하는데 있어 힘들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며 호소문을 냈다"고 덧붙였다.

김은정은 또 "그전에는 한 가족으로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올림픽을 지나면서 결국에는 가족분들만 함께 한다는 답을 찾았다. 선수들이 성장하고 커가는 것을 별로 바라시지 않는 것 같다"면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선수들이 나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김경두 감독이 원하는 정도까지 성장하면 그 이상의 성장은 바라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영미는 김경두 교수가 욕설 논란을 부인한 것에 대해 "욕설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면서 "(김)초희가 없는 자리에서 초희에 대한 욕을 내 앞에서 했다. 어떻게 같은 선수 앞에서 욕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우리 욕을 얼마나 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김경두 교수가 욕설을 부인한 것은) 숨기려는 마음이 컸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 감독단의 지도 능력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김선영은 "피터와는 선수와 지도자로 교류가 많았는데, 김민정 감독은 통역 조금한 것만 밖에 없었다. 김 감독이 그만큼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우리끼리 훈련하고, 피터 코치가 있을 때는 피터 코치와 훈련하며 올림픽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김은정도 "김민정 감독은 지시만 내릴 뿐 훈련에 들어와 본 적도 없다. 피터도 항상 답답해했다. 우리와 교류가 안 되는 코칭 스타일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은정은 또 "우리 선수들은올림픽 전까지 '교수님도 잘되고, 우리도 잘되자'는 생각이 있었다. 올림픽 후 확신하게 된 것은 교수님과 교수님 가족이 우리나라 컬링에서 큰 역할을 하고 싶어 하신다. 거기에 선수들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컬링의 발전을 원하셨다면 선수들이 발전하고 지원을 받으실 수 있도록 하셨으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성장하니 상황이 바뀌었다. 연맹에 문제가 있으면 찾아내기 바쁠 뿐 다른 진전은 없었다. 근본적인 원인이 우리나라 컬링에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이끌고 싶어서 그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모든 원인이 김경두 교수와 그 가족의 컬링계 사유화에 있다는 주장이었다.

김은정은 마지막으로 "호소문을 내기 전까지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다. 우리는 선수 생활을 걸 수밖에 없었다"면서 "숨기지 않고 용기 낸 것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감사에서 모든 부조리들이 밝혀져 컬링이 바뀔 수 있도록 하는 마음에서 용기를 냈다. 앞으로 있을 감사에서 선수들은 더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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