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측이 ‘광복 티셔츠·나치 문양 모자 착용’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13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전쟁 및 원폭 등을 지지하지 않고 이에 반대한다"며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은 분들께 상처를 드릴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과문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각각 작성됐다.
빅히트는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한 책임은 방탄소년단의 소속사로서 세부적인 지원을 하지 못한 빅히트에 있다. BTS는 많은 일정과 현장 상황을 고려했을 뿐 이에 대한 책임이 없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역사·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세부적인 사항까지 세심하게 살펴 마음의 상처를 받는 분들이 없도록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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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13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전쟁 및 원폭 등을 지지하지 않고 이에 반대한다"며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은 분들께 상처를 드릴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과문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각각 작성됐다.
빅히트는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한 책임은 방탄소년단의 소속사로서 세부적인 지원을 하지 못한 빅히트에 있다. BTS는 많은 일정과 현장 상황을 고려했을 뿐 이에 대한 책임이 없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역사·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세부적인 사항까지 세심하게 살펴 마음의 상처를 받는 분들이 없도록 더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은 13일 '러브유어셀프' 일본 투어의 시작인 도쿄돔 콘서트를 열고 5만 여 명의 일본 팬들을 만났다. ‘광복 티셔츠’ 논란의 당사자인 멤버 지민은 콘서트를 마무리하며 "여러 상황으로 팬과 많은 분께 걱정을 끼쳤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도 (일본 팬분들과) 만날 기회가 많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韓日 달군 티셔츠 논란… 빅히트 "원폭피해자협회 통해 사과 진행 중"
‘광복 티셔츠’ 논란은 멤버 지민이 지난해 촬영된 유튜브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Burn the Stage) 에서 입고 나온 티셔츠 디자인 때문에 일어났다. 이 티셔츠 뒷면에는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과 원자폭탄 투하 사진이 프린트돼 있다. 또한 애국심(PATRIOTISM), 우리 역사(OURHISTORY), 해방(LIBERATION), 코리아(KOREA) 등의 단어도 적혀 있다. 지민이 이 티셔츠를 입은 모습은 약 2초가량 방송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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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멤버 지민(왼쪽)이 지난해 유튜브 다큐멘터리 방송 촬영 중 착용한 ‘광복 티셔츠’. 티셔츠 뒷면에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과 원자 폭탄 투하 사진이 있다./유튜브 캡처·아워히스토리 캡처 |
이 티셔츠를 만든 국내 브랜드 ‘아워히스토리’는 공식 홈페이지에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를 슬로건으로 삼아 역사를 패션에 재해석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수익 일부를 역사 관련 단체에 기부한다고 소개했다. 지민이 입은 티셔츠 역시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다.
이를 두고 지난달 말 일본 매체들이 "방탄소년단의 ‘반일(反日) 활동’"이라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급기야 일본 아사히TV 음악방송‘뮤직스테이션’(MUSIC STATION·엠스테)은 방탄소년단의 출연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티셔츠 논란'을 이유로 출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아사히TV 측은 "이전에 (방탄소년단) 멤버가 입고 있던 티셔츠 디자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일부 매체가 보도했다"며 "소속사에 티셔츠 착용 의도를 묻는 등 출연 여부를 협의했으나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유감스럽게도 이번 출연을 보류하게 됐다"고 했다. 다음 달 방영될 NHK '홍백가합전', 후지TV 'FNS가요제',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 수퍼라이브' 등에서도 방탄소년단 출연이 잇따라 철회됐다.
빅히트는 사과문에서 "원폭 이미지가 포함된 의상 착용에는 일체의 의도가 없었고, 의상 자체가 원폭 피해자에게 상처를 줄 목적으로 제작된 의상이 아니었다"면서도 "아티스트가 (티셔츠를) 입으면서 원폭 피해자들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수 있었던 점은 물론, 이와 관련해 불편함을 느꼈을 수도 있었던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빅히트는 일본과 한국의 원폭피해자협회에 접촉해 논란에 대한 설명 및 사과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美 유대인 인권단체 "나치 연상 퍼포먼스"… 빅히트 "나치와 연계 없지만 사과서한 보내"
'티셔츠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11일, 미국의 한 유대인 인권단체가 "방탄소년단이 나치 문양이 포함된 의상을 입었고 나치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한 적이 있다"고 주장해 다시 논란이 일었다.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비젠탈센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탄소년단은 나치 문양이 박힌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었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600만 명의 유대인을 살해한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의 핵심 가해자"라며 "방탄소년단이 콘서트에서 든 깃발도 나치 표식인 스와스티카(Swastika·나치의 상징인 십자 문양) 와 닮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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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을 비판한 시몬비젠탈센터의 성명/시몬비젠탈센터 캡처 |
이어 "방탄소년단이 원폭 투하 사진이 담긴 티셔츠를 입은 건 이들이 과거를 조롱하는 행태의 가장 최근 사례일뿐"이라며 "방탄소년단은 UN에 초청받아 연설을 한 적 있는 그룹이다. 당연히 일본인 및 나치 희생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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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한 화보 촬영 중 리더 RM이 쓴 나치 문양이 박힌 모자(왼쪽)와 지난해 열린 서태지 25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이 ‘교실이데아’ 공연 중 든 깃발과 깃발 속 로고(오른쪽). 로고는 시계와 학사모, 졸업가운을 형상화한 것으로 서태지가 공연할 당시에도 쓰였다./시몬비젠탈센터 캡처·유튜브 캡처 |
이 센터가 지적한 '나치 문양 모자'는 4년 전 한 국내 화보 촬영 중 리더 RM이 쓴 것이다. '나치 문양을 연상시키는 깃발'은 지난해 서태지 25주년 콘서트에서 게스트로 등장한 방탄소년단이 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25년 전 서태지의 '교실이데아' 무대에서 등장했던 문양과 모양이 같고, 시계·학사모·졸업가운을 형상화한 것으로 나치 문양과는 다르다는 반박이 적지 않게 나왔다.
이에 대해 빅히트는 "(화보 촬영 당시) 착용한 모든 것은 화보를 주관하는 언론사에서 제공받은 것"이라며 "하지만 아티스트가 이를 착용하면서 과거 나치로 인해 피해를 입으셨던 분들께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수 있었던 점은 물론, 아티스트가 나치 이미지와 연계된 모습에 불편함을 느꼈을 수도 있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 제기된 공연은 가수 서태지의 기념 공연으로, 획일적인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교실 이데아'를 재해석한 것"이라며 "등장한 깃발 및 이미지는 나치와 관련 없는 창작물이며 나치와의 연계성이 없다. 오히려 전체주의적 현실을 비판하기 위한 창작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빅히트는 "관련 문제를 제기한 센터에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를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사과, 당연한 선택" VS "'혐한' 주장 그대로 받아들여… 아쉽다"
빅히트의 사과문에 대해 국내 네티즌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제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그룹이니만큼 당연한 선택"이라는 입장과 "억지로 ‘혐한’을 부추기고 있는 일본 우익들의 주장을 성급하게 인정한 것 아니냐"는 반박이 팽팽하게 맞섰다.
일부 방탄소년단 팬은 "빅히트가 신속하게 대응을 잘 한 것", "의도치 않게 상처받은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이고 이는 ‘반일’·'혐한' 등 정치적 문제와는 또 다른 차원", "반세기 넘게 해결되지 못한 국제적·역사적 문제를 일개 아티스트가 짊어지고 갈 필요는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지민이 입은 옷은 '광복 기념 티셔츠'인데 사과할 필요가 있나", "입장문 내에서 굳이 한·일을 '일본과 한국'이라고 표현한 것은 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실제 전쟁 피해자인 유대인 인권단체와 전쟁 가해자인 일본은 전혀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같이 묶음으로서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피해자로서 '이미지 세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우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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