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벤투 감독이 16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파나마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그라운드를 응시하고있다. 2018.10.16. 천안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없는 자원으로 살림을 꾸리는 것도 감독의 역량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호주로 출국했다.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를 치르며 다음해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대비한다.
우승을 노리는 ‘벤투호’에게 중요한 일정이지만 전력누수가 심각하다. 대표팀 간판 손흥민은 소속팀과의 협의에 의해 빠졌고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기성용은 체력 안배 차원에서 부르지 않았다. 수비의 핵심 장현수는 징계로 태극마크를 박탈 당했다. 여기에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대거 전력에서 이탈했다. 미드필드의 핵심인 정우영을 시작으로 유용한 공격자원 황희찬, 오른쪽 풀백으로 벤투 감독이 진지하게 테스트 하고 있는 김문환까지 모두 부상으로 호주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했다. 공격과 허리, 수비 등 거의 모든 포지션에 걸쳐 전력 공백이 크다.
악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벤투 감독의 위기관리능력을 확인할 기회이기도 하다. 9,10월 A매치는 안방에서 열렸고 심각한 전력누수도 없었다. 구자철, 이재성 등이 부상으로 빠지기는 했지만 대체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었다. 이번엔 다르다. 김문환을 제외하면 대부분 주전급 선수들이다. 벤투 감독 입장에선 사실상 새 판을 짠다는 구상으로 2연전을 치러야 한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위기의 팀을 어떻게 꾸리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어차피 주요 선수들이 모두 빠진 상황이라 당장의 승리보다는 미래를 보는 게 더 의미 있다.
최대 관심사는 팀 완성도다. 멤버가 바뀐 상황에서도 벤투 감독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짧게는 아시안컵이나 월드컵 예선, 길게 보면 월드컵 본선에서도 부상자가 발생해 플랜A가 틀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주전급 선수가 언제든 빠질 수 있는 게 축구의 특성이다. 벤투 감독은 2연전을 통해 선수 구성이 달라지더라도 지난 네 번의 경기에서 보여준 장점을 재현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빠른 템포의 공수 전환과 점유율 축구로 대변되는 벤투호의 색깔을 유지하는 게 최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치들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른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번 소집에서 벤투 감독은 구자철, 이청용 등 베테랑과 나상호, 김정민, 이유현 같은 젊은 선수들을 섞어서 선발했다. 이들에게는 주요 선수들의 이탈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적재적소에 대체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올해 마지막 A매치이고, 아시안컵까지는 두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활용할 자원을 많이 확보해야 스쿼드의 경쟁력이 극대화 된다. 유연하게 라인업을 활용하는 것 역시 감독의 능력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전 센터백 한 명을 찾는 작업이 시급하다. 이번에 빠진 선수들 대부분이 아시안컵에 갈 수 있지만 대표팀에서 영구퇴출된 장현수는 확실한 대체자가 필요하다. 김영권을 축으로 김민재, 정승현 같은 젊은 수비수들이 장현수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벤투 감독은 이번 호주 원정에서 여러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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