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 진짜 사망한 거 맞냐"…드루킹 측, 판사 교체 요구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the L] '故 노회찬 의원 부인 증인신청·사망경위 현장검증' 기각 당하자 변호인단 퇴정

댓글조작 의혹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동원씨/ 사진=김휘선 기자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에게 5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씨 측의 변호인단이 재판부 교체를 요구하겠다며 법정에서 퇴장했다. 이들은 노 전 의원의 자살 경위 확인을 위한 현장검증과 노 전 의원의 부인에 대한 증인 신청 등을 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1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13일 열린 드루킹 김씨 등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재판에서 드루킹 측 변호인단은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겠다"며 퇴정했다.

앞서 이날 오전 재판부는 노 전 부인을 증인으로 불러달라는 드루킹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현 상태로 신문은 효율적이지 않다"며 "진행(증인 출석 요청)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드루킹 측은 또 노 전 의원의 자살 경위에 대해서도 제대로 조사가 되지 않았다며 노 전 의원이 사망한 아파트 현장 검증, 경찰 수사 기록 제출 등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특검 측이 사망과 관련한 추가 증거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해 현장검증이나 운전기사에 대한 증인신청도 기각한다"며 "경찰 기록 부분은 특검 측에서 추가 제출한 증거 등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드루킹 측 변호인단은 공정한 재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신청한 증거들이 다 기각된 상태라서 피고인의 방어권이 전혀 보장이 안된다는 판단이 들고 재판 진행에 상당한 불신이 있다"며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기피 신청을 서면으로 신청할 때까지 재판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하자 변호인 측은 "그렇다면 변호인단은 퇴정하겠다"며 퇴정했다. 갑작스런 변호인단의 퇴정에 재판부는 "변호인들이 갑작스럽게 임의로 퇴정했기때문에 무리하게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재판을 마쳤다.

형사소송법 제18조에 따르면 검사 또는 피고인은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때 법관에 대한 기피신청을 할 수 있다.

드루킹 측 변호인단은 퇴정 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노 전 의원이 진짜 사망을 했다는 것부터 확실하지 않다며 입증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찰 발표 이외에는 노 전 의원이 사망했다는 증거가 없으니 이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드루킹 측 대리인인 김형남 변호사는 "드루킹 측은 돈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며 "노 전 의원을 불러 조사해야 하는데 사망해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특검이 제출한 증거는 (노 전 의원의) 유서에서 드루킹에게 돈을 받았다는 것인데 행방이 확인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진짜 자살을 했는지도 확인이 안 되고, 자살하지 않고 어디 살아있다면 어디에 있는지도 확인이 안 되니 부를 수도 없고 유일한 방법은 유서를 다투는 것"이라며 "유서가 증거가 되려면 유서를 쓴 사람이 사망했다는 것이 확인돼야 하기 때문에 진짜 사망이 맞는지 사실관계부터 확인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부가 특별한 이유 없이 (경찰 수사 기록과 증인 신청 등을) 기각했다"며 "피고인의 방어권을 전혀 보장하지 않고 상당히 불공정하기때문에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드루킹 김씨 등은 2016년 3월 노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2000만원은 노 전 의원이 경제적공진화모임의 근거지인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를 찾은 자리에서, 3000만원은 노 전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역할을 한 경공모 회원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불법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현금 다발 사진을 찍고 통장입금 내역을 만드는 등으로 증거를 조작한 혐의도 있다.

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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