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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국궁, 충주 택견 ‘무술 여행’ 건강한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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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제천 비봉산에서 내려다본 한강 청풍지구의 아름다운 풍경. 솟고 꺼짐이 파란만장한 제천은 건강한 전통문화 국궁의 메카로서 웰빙여행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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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 쏘고 청풍호-의림지 힐링 트레킹

K팝과 어우러진 택견 후엔 탄금호 하이킹

단양에선 온달-평강 고구려 관광지 탐험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제천 청풍호의 물안개로 아침을 맞고, 양궁보다 길게, 활 시위를 머리 뒤까지 당기는 국궁으로 ‘한중’의 성취감을 맛본 다음, 흰뺨검둥오리 암수 서로 정다운 의림지 옆 솔숲을 걷다 보면, 집 나간 내 심신의 건강과 감격적인 상봉을 한다.

이웃 고을 충주에선 느릿 느릿 힘 빼고 춤추듯 기를 모으던 문혜민 여성 택견 고단자가 자신을 공격하던 남성 무술인을 일발필도 발차기로 제압하는 순간은 ‘반전매력’, 짜릿하다. K팝과 어울리는 택견의 율동에 몸을 실어 “이크 에크”하며 몸을 푼 뒤, 탄금호 자전거길을 내달리는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하다.

단양에선 고구려 5000리 길을 오가며 최전방 수비 대장군을 했던 온달(출생년 미상~590년)이 실제론 바보가 아니었음을 확인하다. 전각 50여개로 동아시아 고대 거리로 꾸며좋은 온달관광지에서는 1500년전 모습이 재연되고, 마을 순례가 끝나면 하트(♥)모양의 온달산성에서 천촌만락을 굽어보며 자신감을 충전시킨다.

우리의 전통문화는 막상 접해 보면 참 흥겹고, 에너지가 넘친다. 고구려, 신라, 백제가 탐내며 각축을 벌이던 땅, 충주(택견), 제천(국궁), 단양(온달문화)는 건강성, 오락성을 모두 경험하는 여행콘텐츠의 산실이다. 택견과 국궁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정한 전통무예 체험여행이고, 온달문화는 문체부의 10대 전통문화콘텐츠 관광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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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의 명맥을 이어가는 제천 수산슬로시티의 옥순정 궁도장에서 관광객들이 국궁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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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의 국궁 ‘활에게 길을 묻다’= 남으로는 월악산과 청정 계곡, 북으로는 2000년 된 인공저수지 의림지가, 가운데에는 한강 청풍지구가 있는 제천은 솟은 곳은 산이요, 꺼진 곳은 물이 되는 지질의 요철이 가장 파란만장한 곳, 건강한 고을이다.

‘바람을 가르는 쏜살 여행’이라는 말은 돌직구의 속시원함을 느낄수 있는 곳이라는 뜻일 것이다. 제천에선 활을 떠난 화살을 빼곤 다 느리다. 깍지, 한통속이라는 말은 국궁에서 나왔다. 활 시위를 입술까지만 잡아당겨 한국의 금메달리스트의 입술 가운데가 짓눌린 양궁과는 달리, 국궁은 머리 뒤까지 당긴다. 이 힘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엄지손가락에 무소의 뿔로 만든 반지모양의 깍지를 끼어야 화살 스크레치에 손가락을 다치지 않는다. 당기는 힘이 크니까 당연히 국궁은 양궁보다 훨씬 멀리 날아간다. 일반 과녁까지 145m 돌직구이다. 한통속은 정해진 화살통 일습을 모두 쏘았을때 그 통에서 나간 화살 총량을 말한다. 국궁장에 오는 여행자들의 마음이 한통속이다. 착시가 없도록 두 눈 다 뜨고 쏜다는 점도 양궁과 다르다.

고구려 주몽이 동아시아를 지배한 결정적 병기, 선조들이 외세의 침탈을 막은 최종병기가 국궁이다. 선인들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는 무예종목으로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선수만 1만500여명이다. 전체 59개 종목 중 4번째(2017년)로 많다. 전통을 고수한 사범들이 시민들에게 수천년 축적된 기법을 그대로 전수해준다. 옥순정 국궁장(관장 강희석)은 수산면 슬로시티 주민협의회와 뜻있는 국궁 무도인이 문체부, 한국관광공사, 수자원공사의 협조를 얻어 만들었다.

제천 자드락길에 오르면 수십마리 악어머리가 물로 나아가는 듯한 리아스식 청풍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의림지 외에도 박달재 자연휴양림, 제천의병전시관, 한방자연치유센터, 신유박해의 현장 베론성지, 한국형 후니쿨라 비봉산 모노레일 탑승 등은 제천 필수 여행코스이다. 내년 1월에는 청풍호와 산악의 절경을 한눈에 보는 그린 케이블카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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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택견 고단자 문혜민(오른쪽)씨가 충주 택견원 앞마당에서 느릿하게 움직이다가 갑자기 발공격을 하면서 자신을 공격하던 남성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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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의 ‘이크 에크 옛 택견판’= ‘이크 에크’를 흥얼거리게 하는 택견은 동작이 유연하고 음악적인 리듬을 가진, 배려와 상생의 전통무예이다. 세계인류무형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이다.

충주시 택견원의 충주시립택견단(단장 황창호)은 지난해 서양의 비보잉(B-boying, 브레이크댄싱)과 결합한 역동적인 무대를 펼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어쩌면 일발필도를 하기 전 긴 탐색의 시간, 기를 모으는 시간의 율동은 K팝, 비보잉 예술과 썩 어울린다.

택견은 2000년된 고구려 군사무예로 시작됐다. 본때를 보인다는 말은 택견의 본때배기(기본품새)과 같다. 인간의 기본을 알게해주겠다는 뜻이겠다. ‘이크 에크’로 자세를 곧추세운 뒤엔 결연수로 결연하게 상대를 제압한다. ‘이크 에크’ 댄스 후 필발필도하는 반전매력 때문에 전세계 1만여명의 동호인들이 즐기고, 그 수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특히 당뇨병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UAE 아부다비에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물놀이와의 콜라보, K팝 리듬에 맞춘 군무, 택견 플레시몹 등 다양한 장르와의 크로스오버가 진행중이다. 시민을 위한 택견교실, 찾아가는 택견 공연, 길거리 택견 퍼포먼스 등 국민과 함께 하려는 시도 역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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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일대 남한강 하이킹 [충주시청 제공-변철수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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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에서는 우륵의 탄금대, 중원고구려비, 세계무술박물관, 세계 조정의 메카 탄금호와 자전거 하이킹을 빼놓을 수 없다. 또 국내 최대 규모 루미나리에 파크, ‘라이트월드’, 국산 캐릭터 공원 ‘라바랜드’는 최근에 각광받는 관광지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용출 온천 수안보와 웰니스 R&D가 만들어낸 문강유황온천의 테라피, 만수계곡 자연관찰로, 트레킹 명소 하늘재 옛길, 수주팔봉은 건강도시 충주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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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개 옛 전각들로 고구려 거리를 꾸며놓은 단양 온달관광지. 온달과 결혼하기 위해 궁을 떠나겠다는 평강공주의 모습이 재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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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온달 관광문화= “폐하께서 약속을 지키셔야 하옵니다.” 온달에게 출가하기 위해 가출을 감행하기 직전, 평강공주의 낭랑한 음성이 단양 온달관광지에 울린다. 서울 출신 만종리대학로극장(대표 허성수)의 ‘고구려 온달과 평강이야기’는 1500년 그때로 시계를 되돌린다.

50여개 고풍스런 전각과 초가집 등으로 꾸민 온달관광지는 드라마 ‘태왕사신기’, ‘천추태후’, ‘화랑’, 영화 ‘쌍화점’, ‘신과 함께 등이 촬영된 사극 세트장이기도 하다. 그네타기, 고구려 복식 체험, 향토음식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다.

단양은 평강공주의 기나긴 ‘종군(從軍) 내조’가 슬프지만 아름답게 끝나는 곳이다. 온달관광지에서 40여분만 산으로 올라가면 소백산 앞 한강이 휘감아 도는 곳,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고원지역에 하트모양의 온달산성이 나타난다. 온달이 숨진 곳은 산성 바로 아래 사모정이다. 평강공주와 황급히 당고하고서야 시신이 움직였다고 한다.

돌로만 정교하게 쌓은 온달산성은 지금, 내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다짐하고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는 예쁜 전망대가 되었다. 웨딩촬영 명소로 부각되고 있음은 이때문이다. 단양군은 오는 24일 소백산 자락 ‘온달평강로맨스길’ 일부 구간에서 국민걷기 행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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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본 남한강과 단양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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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320m 만학천봉 정상에 범종 모양으로 만든 만천하 스카이워크,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템플스테이의 메카 구인사, 수양개 잔도길, 천연기념물 256호인 고수동굴, 삼봉 정도전이 굽어보는 도담삼봉, 장회나루와 한강유람, 상-중-하선암 계곡, 70만년된 인간거주 흔적 금굴과 6만점이나 되는 국내 최대 구석기 유적 등 단양은 볼거리 체험거리가 참 많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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