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이슈 독일 '분데스리가'

"벤투 감독님, 보고 계시죠"…유럽 진출 첫 '도움 해트트릭', 이청용 다시 승천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이청용(왼쪽)이 지난 5일 빌레펠트전에서 동료 선수의 득점에 기뻐하고 있다. 출처 | 보쿰 인스타그램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블루드래곤’ 이청용(30·보훔)이 독일 무대에서 다시 승천하고 있다.

이청용은 30일(한국시간) 독일 보훔 보노비아 루르스타디온에서 열린 2018~2019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11라운드 얀 레겐스부르크와 홈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3개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3 무승부를 견인했다. 지난 2009년 FC서울을 떠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도전한 그가 한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 3개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격 포인트도 지난 2016년 9월 크리스털 팰리스 시절 선덜랜드전 도움을 기록한 뒤 2년여 만으로 자신의 부활을 확실하게 알린 셈이다.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방황의 시간을 보낸 그는 올 여름 막바지 보훔 유니폼을 입으며 독일 무대에 뛰어들었다. K리그 복귀도 고려했으나 유럽에서 한 번 더 도전하기를 갈망했다. 2부리그이긴 하나 보훔은 1848년 창단해 독일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보훔 이적은 이청용에게 확실하게 반전 디딤돌을 놓고 있다. 프리시즌을 동행하지 못하고 9월 초가 돼서야 팀에 합류했지만 착실하게 몸을 만든 이청용은 즉시 전력원으로 구실을 다하고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고 공격형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좌, 우 측면을 넘나들면서 2선의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이청용 특유의 기민한 몸놀림과 양질의 패스는 보훔 공격을 더 아기자기하게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애초 많은 축구 전문가 사이에선 이청용이 잉글랜드에서 전성기를 보낼 때부터 독일로 가면 더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견해가 오가기도 했다. 일본의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체격이 큰 독일 선수 사이에서 빠른 발과 개인 전술로 맹활약한 것처럼 기술이 좋은 이청용도 충분히 통하리라는 것이었다.

예상대로 이적 초기부터 완벽하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레겐스부르크전에서 공격 포인트로 확실하게 증명했다. 팀이 0-1로 뒤진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그는 중앙으로 달려든 로베르트 테셰에게 간결한 패스를 넣었다. 테셰는 오른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9분 이례적인 장면이 나왔다. 상대 골키퍼 필립 펜트케가 하프라인에서 프리킥을 찼는데 공이 공교롭게도 이청용의 등에 맞고 골문으로 굴러갔다. 카스 힌터시어가 재빠르게 달려가 빈 골문에 차 넣었다. 행운의 도움이었으나 골키퍼가 킥을 하기 전부터 시야를 막으며 동료들이 위치를 잡도록 애를 쓴 이청용의 투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세를 올린 그는 후반 20분 세 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전방 압박을 펼치다가 상대 수비 공을 가로챘다. 페널티 아크 왼쪽을 파고든 뒤 문전으로 달려든 힌터시어에게 내줘 골을 만들어냈다. 이청용의 맹활약에도 보훔은 뒷심이 부족했다. 후반 32분 마르크 라이스에게 페널티킥 만회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 추가 시간 막시밀리안 탈하머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3-3으로 비겼다. 보훔은 4승4무3패(승점 16)로 리그 7위에 매겨졌다.

그럼에도 이청용만큼은 독일 현지 다수 언론으로부터 팀내 최고 평점과 더불어 ‘역사적인 활약을 펼쳤다’며 호평받았다. 그의 활약에 더 눈길이 가는 건 내달 호주 원정 2연전(호주, 우즈베키스탄)을 앞둔 A대표팀 ‘벤투호’ 합류 여부 때문이다. 호주 원정엔 대한축구협회-토트넘 협약에 따라 주력 공격수인 손흥민이 불참한다. 대체자를 두고 여러 후보가 거론되는데 지금의 컨디션이라면 이청용이 최우선으로 꼽힐 만하다. 월드컵 본선에 두 차례 출전한 것은 물론 A매치에서 79경기를 뛴 그는 경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 소속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날개를 두루 소화하는 점, 기술 축구를 펼친다는 점에서 벤투 감독과 코드도 잘 맞는 편이다. ‘벤투호 3기’ 명단은 내달 5일 발표된다.kyi0486@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