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활형편·가계수입전망 대폭 하락…“앞으로 가계재정 부정적”
최저임금·금리인상·경기침체…“자영업자 어려움 느낄 환경”
서울 중구 음식점 밀집 지역 점포가 폐업한 뒤 임대 공고문을 부착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자영업자들의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앞으로의 생활형편과 가계수입 등 미래의 가계 재정상황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이 두드러졌다. 최저임금과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인건비 등 지출은 늘어났지만, 경기부진이 지속하면서 소득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10월 자영업자의 생활형편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88로 전월(95)대비 7포인트나 떨어졌다. 2012년 6월(-9포인트) 이후 6년 4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봉급생활자의 생활형편전망 CSI(93)과 비교해도 5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생활형편전망 CSI는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 가계의 생활형편에 대한 인식을 나타낸다.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응답한 가구가 긍정적으로 응답한 가구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5월부터 1년 이상 100을 넘어섰던 자영업자의 생활형편전망 CSI는 지난 6월 90대로 내려온 뒤, 이달엔 80대로 주저앉았다.
자영업자의 가계수입전망 CSI 역시 한 달 새 6포인트 떨어진 90을 기록했다. 2014년 10월(-6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봉급생활자(102)가 지속적으로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자영업자는 가계수입에 대한 전망이 한층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현재생활형편 CSI(87), 소비지출전망 CSI(101)도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낮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에 비해 6개월 뒤에 느끼는 가계재정 상황을 의미하는 지표들은 대체로 비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들이 미래의 가계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데는 최저임금 인상과 금리인상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 1인당 연간 약 205만원의 인건비가 추가 부담된다. 또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자 1인당 360만원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재정을 지출하는 것과 달리 자영업자가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며 “심리라는 것은 증폭되면 걷잡을 수가 없는 데 나쁜 전망이 현실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하강국면이 본격화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커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지난 8월 기준 99.2로 전월대비 0.1포인트 내려갔다.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경기확장, 이하면 경기하강으로 해석된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17개월째 전월 대비 하락한 데다 지난 4월부터는 100을 밑돌아 경기하강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여겨진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경기가 상승국면이 아닌 하강국면에 접어들었고,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느낄 만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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