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가 22일 고척돔에서 열린 준PO3차전 1회 타석에서 루킹삼진을 당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은 9회초 1사 1루에서 터진 한화 김태균의 우중간 2루타로 승부가 결정됐다. 적진에서 치른 1, 2차전을 모두 잡은 넥센은 안방에서 상대 해결사의 타격감 회복을 지켜보며 쓴 입맛을 다셔야 했다. 넥센도 해결사가 클러치 본능을 회복해야만 대등한 승부를 할 수 있었다. 준PO 세 경기에서 2안타(1홈런) 타율 0.182로 부진에 빠진 박병호(32)에게 시선이 집증됐던 이유다.
박병호도 타격감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경기 전 훈련 때부터 세밀하고 예민하게 자세를 점검했다. 그는 “타격훈련 때는 스윙 궤도를 점검하는데 집중한다. 타격훈련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나름의 루틴을 철저히 지키면서 감각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병호의 타격훈련을 지켜보면 확고한 루틴이 있다. 첫 턴에서는 토-탭(스트라이드 없이 왼발 뒤꿈치만 살짝 들었다 내려놓는 동작)으로 스윙을 한다. 평소보다 다리를 조금 더 넓게 벌린 상태로 타구를 중견수 방향으로 보내기 위한 훈련에 집중한다. 박병호는 “타격훈련 초반에는 몸쪽이든 바깥쪽이든 중견수 방향으로 치려고 노력한다. 다리를 고정해놓은 상태로 타격을 하기 때문에 하체 턴과 팔이 빠져나오는 길을 세심하게 점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3번 호잉이 22일 넥센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6회초 2사후 브리검을 상대로 3-2를 만드는 솔로홈런을 터트린후 박병호 앞을 지나며 홈인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두 번째 턴에서는 정상적인 타격폼으로 역시 중견수 방향으로 타격을 한다. 하체를 움직이면서 타구에 조금 더 힘을 실을 수 있다. 박병호는 “타격훈련 순서가 거의 비슷해 배팅볼 투수도 거의 같은 분을 상대한다. 같은 투수를 상대로 타격을 하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으로 타구가 나오지 않으면 밸런스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경기 중에는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타격훈련 때에는 크게 치는 것보다 정확히 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어릴 때는 나도 펜스 뒤로 공을 넘기는 게 최고인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경기 전 마지막 점검 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깨닫고 보완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가 루틴에 집착하는 이유도 힘보다 정확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타석에서는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 역설적이게도 힘을 빼는 훈련에 집중하는 것이다.
준PO 세 경기에서는 부진에 빠졌지만 어차피 단기전은 준PO 1차전에서 천금의 선제 2점 홈런을 때려낸 것처럼 결정적일 때 한 방 터트리면 된다. 꼭 홈런이 아니더라도 4번타자의 폭발은 팀 분위기 전체를 돋우는 역할을 한다. 박병호는 “한화 투수들의 제구가 정말 좋았다. 홈플레이트 좌우 모서리를 완벽하게 파고 든다. 한 가운데 들어오는 실투를 한 번 놓쳤는데 곧바로 바깥쪽 꽉 찬 코스로 공략해오더라. 이래서 단기전에서는 난타전이 펼쳐지지 않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승부처에서 때려내는 안타 하나가 단기전 성패를 결정한다. 그러나 박병호는 준PO 4차전에서도 중반까지 제대로 된 타격을 못했다. 첫 두 타석은 볼넷과 사구로 걸어 나갔고 5회말 2사 2루 기회에서는 한화 김민우가 던진 바깥쪽 커브에 크게 헛스윙해 삼진으로 돌아섰다. 승부를 피하는 듯 하면서 조바심을 유도하는 한화 배터리의 지공전략에 박병호가 말려들면서 넥센도 쉽게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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