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댓글조작' 첫 공판서 경공모 내부문서 등 공개
'드루킹' 김모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온라인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일당이 재벌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공동체 마을을 건설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드루킹 김동원씨 등 9명의 댓글조작 첫 공판에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해당 문서 중에는 김씨가 소개글을 통해 경공모를 "동학농민군처럼 혁명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고 설명하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면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나눈 대화도 공개됐다. 경공모 소개글에서 김 씨는 2012년 대선 전 강연차 경공모를 방문한 유 전 장관으로부터 "삼성의 지배구조도 바꿀 수 있나. 생물학적 목숨 빼고 다 걸어야할텐데"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김 씨는 "생물학적 목숨도 걸 수 있다"고 대답했다는 것.
경공모는 재벌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부인사를 위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경공모는 2017년 대선에 승리해 정권을 확보하고 국민연금공단을 장악해 지배구조를 바꾸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벌의 소유권을 배제하고 경공모가 소액 주주권을 행사해 궁극적으로는 '두루미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건설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됐다.
드루킹 일당이 그동안 정치권과 연계점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배경도 이날 드러났다.
특검이 공개한 김 씨의 최측근 도두형 변호사 진술조서에는 "경공모 최종목적인 공동체 건설이 사실상 법적제약으로 인해 어렵다보니 대선 국면에서 정당에 영향력을 행사해 경공모의 목적을 달성하려 한 것 같다"는 진술이 나온다.
그러면서 도 변호사는 김씨가 '뉴스자본'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논의를 가진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도 변호사에 대한 인사 청탁이 이뤄진 것도 경공모의 목표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 변호사는 김 씨와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제가 일본 대사로 가고 싶은 건 개인 영달이 아니라 일본의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 것"이라며 "김 지사가 총영사직이 아닌 자문위원 자리를 제시한건 이제 저희를 거추장스러워 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후 김 씨는 김 지사에게 "문재인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개성특구 프로젝트를 하면서 일본 자금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우리를 자리나 탐하는 양아치라고 보지 마라"고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지사는 오사카 총영사직 청탁을 거부한 뒤 한동안 연락이 안된 상황이었다.
이날 재판에는 박 특검보를 비롯해 이번에 새로 선임된 김한 특검보도 참여했다. 특검은 김대호, 최득신 특검보가 사임한 뒤 김 지사 측의 '매머드급' 변호인단에 대응할 인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한 증거조사를 마쳤다. 오는 31일 공판에서는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경수 지사의 댓글조작 공모 관련 첫 공판은 오는 2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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