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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댓글조작' 드루킹 "경공모는 혁명 위한 동학농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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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the L] "경공모는 민주주의 수호하는 비밀결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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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김동원씨./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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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댓글조작 사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동원씨가 사조직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를 동학농민군에 빗대면서 회원들의 정치활동을 독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김씨 등 일당 9명의 1회 공판에서 김씨가 작성한 경공모 소개 글을 공개했다.

이 글에서 김씨는 "경공모는 동학농민군처럼 혁명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경공모를 발전시켜 국회의원과 관계를 맺고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회·경제적으로 재벌을 대체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총 71개 조로 이뤄진 경공모 규약에도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규약에서 경공모는 자신들을 '비밀결사체'로 규정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역할을 부여헀다. 이들은 '합리적 통일을 지향하고 친일을 청산한다'는 방향성도 갖고 있었다.

특검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공모는 2014년 9월에 네이버 카페를 개설해 550명의 회원을 모았다. 2014년 11월에 3층 규모의 오프라인 사무실을 개설했고, 이듬해 느릅나무출판사를 설립해 운영했다. 조직 내에 지정학팀, 전략팀 등 업무체계를 구성하기도 했다.

또 '아보카' 도모 변호사의 진술에 따르면 경공모는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대기업 계열사를 끌어와 수익을 내고 '두루미 마을'이라는 이름의 공동체를 건설할 계획도 갖고 있었다. 도 변호사는 경공모가 19대 대선에 관여한 바가 있다고 하면서 "인수합병이 어려워지자 정치인에게 도움을 받으려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공모는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온라인 활동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그 대가로 김씨가 김 지사에게 도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앉혀달라는 청탁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청탁이 실제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당시 도 변호사는 김씨에게 편지를 보내고 김 지사를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이 법정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도 변호사는 "우리 공로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소리밖에 안 된다. 토사구팽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뉴스 작업을 중단하고 지방선거 작업도 하지 않겠다고 김 의원에게 통보하거나,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인에 의존하지 않고 자력갱생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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