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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쇼스키&티크베어 감독, 우리가 예술을 하는 이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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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쇼스키&티크베어 감독, 우리가 예술을 하는 이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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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윤희 기자)

(사진=장윤희 기자)


세 거장 감독이 한 영화를 위해 뭉쳤다.

앤디-라나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인간과 현대 문명에 대한 고찰을 500년의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여섯 개의 각기 다른 스토리로 담아낸 작품.

13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된 내한 인터뷰에서 세 감독은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 "여섯개 스토리..가장 좋은 하나 꼽으라면 못 꼽아"

이번 영화에는 1849년 변호사 어윙의 태평양 항해기를 시작으로 2321년 문명이 소멸한 아포칼립스 미래까지 6개의 이야기가 시공간을 초월해 담겼다.

이에 제일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를 묻자 앤디 워쇼스키 감독은 "어려운 질문이다. 사실 여섯 개 이야기는 전체 이야기의 일부로 볼 수 있다. 하나만 딱 집기 힙들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입고 있는 재킷에 비유하며 "그냥 재킷 자체가 좋은거지 박음질이나 단추 하나가 마음에 든다고 좋다고 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구분지어 말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2004년 발간된 영국 작가 데이빗 미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새롭게 각색해 완성됐다. 톰 티크베어 감독은 이번 영화를 만드는 내내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고.

이에 톰 감독은 "책을 각색하며 재미있던 점은 미지의 세계로 들어간 듯한 경험을 한거다"며 "톤도 장르도 스타일도 다른 영화를 여섯 개 만든 것 같은 느낌이다"고 밝혔다.


그 역시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여섯개 이야기가 아름답게 균형을 이루고 있기에 하나의 통일된 이야기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2144년 네오 서울..한국의 관점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클라우드 아틀라스'에는 2144년 미래 서울의 모습이 비중있게 다뤄진다. 영화 속 네오(Neo) 서울에서는 해수면이 상승해 옛 도시가 물에 잠겼다는 설정아래 복제인간(클론)과 순혈인간이 뒤섞여 살아간다.


이에 대해 앤디 워쇼스키 감독은 "네오 서울을 담긴 했지만 사실 한국의 관점만을 위해 보여준 것은 아니다"며 "역사적으로 봤을때 문화가 항상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도 미국도 100년 전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 인간들은 문화가 자꾸 변화한다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며 "지구 온난화 때문에 해수면이 상승하고 결국 전세계가 하나가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에피소드에는 배두나가 순혈인간 장혜주를 만나 자신의 자유의지를 자각하는 복제인간 손미-451로 등장한다. 이후 복제인간 이면에 존재하는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우리 행동의 결과로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고 문제가 일어나는 것인데 우리 인간들은 행동을 바꾸지 않고 벽을 세울 생각만 하고 있다는게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극중 서울에 대해 "한국은 냉전 시대 마지막 분단국이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미래를 분리할 수 없는 곳으로 상징된다"며 "벽이 있는 한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끼면서 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지금까지의 영화는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찾는 과정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에서 강조되는 부분은 인연이다. 시공관을 초월해 연결되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감독들은 인습과 관념을 뛰어 넘는 연결 고리를 찾아냈다.

톰 티크베어 감독은 "지금까지 만든 작품 대부분에서 극중 캐릭터들은 저마다 연결되고 서로의 장벽을 뛰어 넘으려 노력했다"며 "워쇼스키 남매 영화에서도 주인공들이 물리적 장벽을 넘어서는 모습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가 만나면 정말 아름다운 것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영화를 만들며 워쇼스키 남매가 그동안 만든 영화가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번 영화를 만든 계기를 설명했다.

극중 계속해서 강조되는 인연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묻자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인연이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라고 되물었다.

특히 라나 감독은 철학자 조지 버클리의 말을 빌려 "인간이라는 것은 지각되기에 존재한다.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존재다. 여기서 사랑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사랑은 자신을 희생하는데부터 시작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종족이나 제한된 범위를 넘어서게 되면 더 심오한 사랑과 인간의 관계가 존재한다"고 덧붙이며 인연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엿보였다.

마지막으로 세 감독은 "왜 우리가 예술을 하는지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눈다"며 "흥행 성적이나 혹평에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더 좋은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영화라는 평을 받을때가 좋다. 첫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니 세상을 바꾸기 위해 예술을 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오는 2013년 1월10일 국내 개봉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choiya@starnnews.com최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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