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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굿바이 선언한 힐만까지…감독 교체 규모, 어느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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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KBO리그 10개 구단의 사령탑 교체 규모가 예상보다 더 확대될 조짐이다. SK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이 포스트시즌을 끝으로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면서 많게는 절반 정도의 팀들이 시즌 후 새로운 감독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힐만 감독은 지난 13일 인천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최종전에 앞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즌이 끝난 뒤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가족 때문이었다. 고령의 부모님의 건강 문제가 컸다. 떠나는 방식은 11년 전 일본 닛폰햄 파이터스에서의 방식과 같았다. 힐만 감독은 닛폰햄을 일본시리즈까지 이끌고 계약기간을 마무리 한 뒤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옮겼다.

매일경제

감독 이취임식? 3일 오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2018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2018 시즌 최종전에서 LG가 9회 짜릿한 역전승으로 정규리그 유종의 미를 거뒀다. LG는 0-2로 뒤지던 9회 초에서 이형종의 역전타로 승부를 뒤집어 3-2로 승리했다. SK 힐만 감독, 류준열 대표, 염경엽 단장 등 SK 선수단이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힐만 SK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놓는다. 사진=김재현 기자


어쨌든 올 시즌이 끝난 뒤 감독을 바꿔야 하는 구단이 하나 더 늘었다. 현재까지 새로운 사령탑을 구해야 하는 구단은 SK를 비롯, NC다이노스다. NC는 올 시즌 창단 첫 최하위에 그쳤다. 지난 6월 김경문 감독을 해임한 뒤 유영준 단장이 감독대행으로 잔여시즌을 치렀지만, 차기 감독을 물색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미 코치들과 대거 재계약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새 판짜기에 돌입했다. 현재 NC는 국내 코치급 지도자는 물론, 외국인 지도자까지 여러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내년 시즌부터 새로운 구장으로 옮기기 때문에 젊은 이미지의 지도자를 선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K는 염경엽 단장이 유력한 차기 감독 후보자로 떠올랐다. 염 단장은 2년 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을 관둘 때부터 SK의 유력한 감독 후보였다. 하지만 힐만 감독이 부임한 뒤 3년 계약의 단장으로 취임했다. 이미 SK가 원했던 지도자이기 때문에 편의성 차원에서도 내부에서 자리만 이동하면 된다. 현재 SK코칭스태프 중에도 넥센에서 염 단장과 함께 했던 이들이 더러 있다. 물론 2년 전 감독 하마평에 오르면서 넥센과 이별하는 과정 때문에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도 남아있다. 염 단장도 이를 경계한다. 염 단장은 “포스트시즌에 집중해야 할 시기다”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 SK관계자들도 “2년 만에 단장에서 다시 감독으로 가는 인사는 너무 부담스럽지 않냐”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2년 전 염경엽 단장의 부임 때도 내부 분위기는 ‘설마’였다. 감독 유력 후보자가 단장으로 올 것이냐는 반응이었지만, 현실은 그렇게 됐다.

최종 9위로 4년 연속 꼴찌에 머무는 수모를 면한 kt위즈와 스토브리그에서 거액을 투자, 우승후보로 꼽혔던 롯데 자이언츠는 감독들의 계약기간이 남아있지만, 교체 가능성이 높은 구단으로 분류된다. kt 김진욱 감독의 임기는 1년 남았지만, 벌써부터 신임 감독에 대한 하마평이 야구계에 오르내리고 있다. 잠룡으로 변한 김경문 전 NC감독은 물론, 감독 경험이 있는 모 해설위원까지 여러 야구인들이 거명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치권의 입김으로, 야구인 출신 단장이 부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팀을 3위로 이끌며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조원우 감독과 3년 재계약했지만, 올 시즌 현장의 운영에 대해 프런트가 불만이 많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롯데는 연봉 총액(105억1800만원)과 평균 연봉(3억8956만원) 1위 구단이지만, 정규시즌은 7위로 마감했다. 돈은 돈대로 쓰고, 성적은 얻지 못했다는 비난이 내부에서부터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시즌 막판까지 KIA타이거즈와 5강 경쟁을 펼친 점 때문에 교체 여론이 줄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차라지 잘 됐다”는 여론이 반등하고 있다. 더욱이 프런트 권력이 센 롯데는 감독의 계약기간에 관계없이 감독 갈아치우기를 빈번히 해왔기에 교체 가능성 쪽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이후 롯데는 조원우 감독이 5번째 사령탑이다. 직전 사령탑이었던 이종운 전 감독은 2015시즌 감독 부임 후 1년 만에 경질됐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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