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소집 사흘째 훈련에서 선수들과 얘기하고 있다. 파주 | 최승섭기자 thunder@aportsseoul.com |
[파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벤투호 2기’가 소집 사흘째 ‘두 탕’을 뛰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의 강호 우루과이전을 이틀 앞둔 ‘벤투호’는 10일 파주NFC에서 소집 후 처음으로 오전, 오후 두 차례 훈련하며 담금질했다. 이번 A매치 2연전(우루과이·파나마)의 핵심 키워드인 ‘빌드업 디테일’을 가다듬는 데 주력하면서 이례적으로 주전조를 예측할 만한 미니게임까지 모두 미디어에 공개했다.
◇ ‘흥민-의조-희찬’ 삼각편대 4-2-3-1 유력…빌드업 구심점 장현수
소집 첫날부터 지난달 칠레전 경기 영상 미팅으로 문제점을 공유한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오전 비공개 전술훈련을 했다. 철저하게 공격과 수비로 나눠 맞춤식 훈련을 하면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빠른 템포의 빌드업에 관해서는 일관한 철학을 공유하기 위해 애썼다. 오후 훈련은 애초 4시30분 비디오 미팅을 한 뒤 5시에 실시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미팅 시간이 조금 길어지면서 5시10분을 넘어서야 훈련장인 청룡구장에 태극전사와 코치진이 모였다. 벤투 감독은 20분여 동안은 가상 수비벽을 두고 가볍게 포지션별 빌드업 훈련으로 몸을 풀게 한 뒤 곧바로 11명씩 두 개 조로 나눠 30분 가까이 미니게임에 주력했다. 결코 가벼운 분위기가 아니었다. 실전과 같은 속도로 움직였고 코치진도 간격 유지를 주문하면서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비디오 미팅이 길어진 것도 오전 전술훈련까지 그간 준비해온 과정을 최대한 실전처럼 펼쳐 보이기 위한 과정이었다.
벤투 감독은 과거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었을 때부터 훈련 과정을 미디어에 노출하는 것을 꺼렸다. 그러나 한국에선 미디어, 팬과 대표팀의 간격이 점차 좁혀지는 가운데 벤투 감독도 일정 수준 훈련 내용을 오픈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미니게임은 가벼운 몸풀기와 패턴 훈련 정도에 그쳤던 이전 훈련 공개 범위를 넘어섰다. 미니게임에선 우루과이전 11명 주전 조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였다. 조끼를 입지 않은 A그룹엔 손흥민과 황의조, 황희찬이 전방에 포진한 가운데 남태희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성용과 정우영이 2선 중앙에서 짝을 이뤘다. 포백은 홍철~김영권~장현수~이용이었다. 골키퍼는 김승규가 호흡을 맞췄다. 조끼를 입은 B그룹엔 이승우~석현준~문선민이 공격진에 서고 김승대가 뒤를 받쳤다. 이진현과 황인범이 중원을 책임진 가운데 박주호~박지수~정승현~김문환이 포백을 맡고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다. 어느 한쪽이 주전 11명이라고 볼 수 없으나 A매치 경기 출전 횟수나 최근 컨디션 등을 고려했을 때 A그룹 자원이 주전에 더 가깝다.
코치진은 줄기차게 강조한 반 박자 빠른 패스를 통한 빌드업, 강한 압박 대처 등을 강조했다. 포지션 경쟁이나 선수 활용법도 힌트를 줬다. 벤투 감독은 미니게임 킥오프 15분이 지난 뒤 양 그룹 왼쪽 풀백을 맡은 홍철과 박주호를 맞바꿨다. 이어 A그룹 장현수 자리에 김민재를 투입했고 B그룹 이진현을 뺀 뒤 그 자리에 장현수를 뒀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루 맡기면서 그의 활용 폭을 극대화했다. 미니게임 이후 이어진 세트피스 훈련에서도 왼발 키커로는 김영권, 오른발 키커로는 손흥민, 기성용, 정우영이 나섰다.
벤투 감독은 강한 팀을 상대로도 자신만의 공격적인 빌드업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포지션별로 동작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선수 사이에서도 ‘디테일’이란 단어가 공통으로 나오고 있다. 미드필더 이진현은 “우리가 추구하는 공수 패턴이나 세트피스 등에 대해 비디오 미팅을 자주 한다. 칠레전에서 역습서부터 마무리까지 분석 자료가 상당히 디테일하다”고 말했다. 수비수 이용도 “지난달 첫 소집 땐 큰 틀에서 빌드업 얘기를 했는데 이번엔 디테일하게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들과 충실히 빌드업 디테일을 공유하는 벤투 감독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 이날 훈련 전체 공개에서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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