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석 부회장과 선후배 사이 안길영씨, 행정 사무처장에 임명
사격계 “선동열에 축구협회 행정 맡기는 꼴”…물의 빚자 사퇴
사격계가 대한사격연맹 사무처장 임명을 둘러싸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지난 1일 연맹의 행정을 담당하는 사무처의 최고 책임자에 핸드볼 출신인 안길영씨가 임명된 게 발단이었다. 안씨가 인사위원장으로 안씨의 채용을 주도한 장갑석 실무부회장의 한체대 후배인 데다 인사위원 중 상당수가 장 부회장의 지인들로 구성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장 부회장은 사격인들의 반발이 표면화되자 실무부회장에서 물러났다. 안씨도 결국 9일 사의를 표명했다.
사격계에 따르면 안씨는 장 전 부회장이 한체대총동문회장을 맡고 있을 때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 동안 사무총장을 지냈다. 2016년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종합실행계획 연구용역에도 장 전 부회장이 책임연구원, 안씨가 공동연구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연구용역에는 인사위원 이모씨도 참여했다. 이씨 역시 한체대에서 석·박사를 받은 인물로, 이씨와 안씨는 2005년부터 10년 넘게 최소 8회 이상 논문의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인사위원 박모씨는 장 전 부회장과 고등학교 동문이고, 조모씨는 장 전 부회장과 한체대 조교 동기다. 한 사격인은 “안씨와 이씨, 조씨는 한체대에서 동일전공(체육측정평가)으로 박사학위를 딴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위원도 장 전 부회장 지인으로 알려져 있다. 사무처장 인사위원 7명 중 5명이 장 전 부회장 사람들이라는 게 사격인들의 주장이다.
장 전 부회장은 “안씨만 잘 아는 게 아니라 사무처장에 응모한 사격인 6명 모두 내 제자이거나 아는 사람들”이라며 “친한 사람을 뽑았다는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 전 부회장은 또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부회장을 심사에 참여시키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안씨와 이씨, 조씨가 동일전공을 했다는 것은 기사 보고 처음 알았다”고 해명했다.
연맹 관계자도 “동일 대학 20% 제한 규정은 학사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석·박사 과정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체육회 유권해석도 받아놓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맹 관계자는 “외부 심사위원은 인사위원장이 지정하도록 돼 있다”면서 “연맹으로선 절차와 스케줄에 따라 진행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격인들은 연맹이 사격인들의 정서에 너무 무신경했다고 비판했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한 사격인은 “예를 들어 야구 선수 출신인 선동열이 축구협회 행정 책임을 맡는다면 축구인들이 가만있겠느냐”고 말했다.
연맹 홈페이지에 비난글이 이어지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결국 안씨가 손을 들었다. 안씨는 경향신문 기사가 나간 이날 오후 연맹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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