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남태희가 9일 파주 NFC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인터뷰하고 있다. 2018. 10. 9 파주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파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내가 보는 기술은 경기를 좌우할 골 결정력 뿐 아니라 드리블과 순간적인 대처(민첩성) 능력이 포함돼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12일 우루과이(서울), 16일 파나마(천안)와 A매치 2연전을 대비한 ‘벤투호 2기’ 첫 소집 훈련이 진행된 8일 파주NFC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이 내세우는 ‘기술 축구’ 자원의 필수 3요소를 언급했다. 포르투갈 출신인 벤투 감독은 한국 사령탑을 맡은 뒤 볼 소유를 늘려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를 화두로 내걸면서 ‘기술 축구’를 펼치겠다는 뜻을 확고히하고 있다. 이전 일부 사령탑도 현대 축구 경쟁력의 필수 요소인 기술을 극대화한 전술을 표방한 적이 있다. 그러나 테크니션 자원의 한계와 더불어 수비 경쟁력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중엔 수세적인 압박 축구로 돌아섰다. 아직 부임 초기이나 벤투 감독은 “강 팀을 상대로도 우리만의 색깔을 펼치는 게 목표”라며 기술을 지닌 자원을 최대한 수혈하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다.
벤투 감독의 이같은 철학에 부합, 대표팀에서 새 날개를 단 건 남태희(27·알두하일)다.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친 남태희는 과거 울산 현대고 시절에도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리며 전국 대회를 평정했다. 지난 2009년 프랑스 1부리그 발랑시엔 1군과 계약을 맺으면서 한국 선수 최연소 유럽 1군 계약, 1군 데뷔 기록을 썼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012년 겨울 카타르 스타스리그 레크위야(알두하일 전신)로 적을 옮겨 무려 8시즌째 몸담고 있다. ‘카타르 메시’로 불릴 정도로 중동에선 훨훨 날았다. 팀의 리그 4회 우승을 이끌었고, 2016~2017시즌엔 리그 14골 활약과 함께 카타르축구협회가 선정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75㎝ 단신을 극복하는 화려한 발재간과 드리블, 골 결정력은 벤투 감독이 지향하는 ‘기술 3요소’에 꼭 부합한다.
남태희는 9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소집 둘째 날 훈련에 앞서 구자철, 이재성 등 2선 공격수 경쟁에 대한 질문에 “늘 대표팀엔 (내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많다”며 “개인적으로 공격에서 자신있는 드리블 돌파를 어필하고 싶다.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강호 칠레전에서는 다소 미흡했다. 소속팀으로 돌아가 내 플레이에 고민을 했다. 우루과이 역시 강한 팀이고 세트피스나 체력 모두 좋기 때문에 더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남태희가 7일 고양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골을 넣자 손흥민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18. 9. 7 고양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남태희는 카타르 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쳤음에도 A대표팀에선 주목받지 못했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고,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체제에서 중용받았지만 본선을 이끈 신태용 전 감독 체제에선 밀려났다. 기술이 좋아도 수비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큰 무대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게 한국 테크니션의 운명이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자신의 전문 포지션에서 남다른 기술을 지녔으면 믿고 쓴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남태희도 그런 점을 인지했다. 지난달 코스타리카전에서 그랬다. 리그에서처럼 공격 전 지역을 누비며 뛰어난 개인 전술을 뽐냈고,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번 대표팀 합류 전 열린 지난 7일 움 살랄과 리그 7라운드에서도 완벽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뒤 선제 결승골을 작렬,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소속팀에서 골이나 도움을 올리는 데 더욱 신경 쓰고 있다. 물론 대표팀에선 또다른 임무가 있기 때문에 잘 적응해야 한다”며 한층 더 거듭난 경기력을 다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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