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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아내와 함께 장애인AG 볼링 3연패 달성한 김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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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정훈이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자야 안촐 볼링센터에서 열린 TPB 볼링 혼성 개인전 결승에서 투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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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목소리를 내면 남편은 공을 굴려 핀을 쓰러뜨린다. 김정훈(43·경기도장애인체육회)이 아내의 도움을 받아 장애인아시안게임 볼링 개인전 3연패를 달성했다.

김정훈은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자야 안촐 볼링센터에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볼링 혼성 개인전(스포츠등급 B1)에서 6게임 합계 955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2010년 광저우 대회 2관왕(개인전·2인조), 2014년 인천 대회 3관왕(개인전·2인조·단체전)에 등극했던 김정훈은 개인전 3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첫 게임에서 132점으로 11위에 머물렀던 김정훈은 뒤로 갈수록 좋은 기록을 내면서 기분좋게 금메달로 이번 대회를 시작했다.

김정훈은 "4년 간 준비하면서 기대도, 걱정도 많이 했다. 다른 아시아권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됐고, 오늘도 잘 하더라"며 "하지만 응원에 힘이 나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람이니 3연패에 도전한다는 것이 부담이 안될 수 없었다. 하지만 오기 전에 단점을 많이 보완했다.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볼링을 시작해 태극기를 달고 3번이나 금메달을 땄다는 것은 나에게 엄청난 영광"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김정훈의 정상 등극 뒤에는 아내 김난희씨의 도움이 있었다. 김정훈은 20세에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세상을 전혀 볼 수 없게 됐다. 시각장애인용 컴퓨터게임의 사용자와 운영자로 처음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2001년 결혼했다. 김정훈은 지인의 권유로 볼링을 시작했다. 정훈이 출전한 TBP1 등급은 양안 모두 빛을 감지할 수 없으며, 어떤 거리에서도 형태를 인지할 능력이 없는 전맹(全盲) 선수가 출전한다.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이드레일을 사용하고, 선수가 출발선에 서기 전까지 안내인이 돕는다. 김난희씨는 경기 내내 김정훈에게 화이팅을 외치며 격려했다.

김정훈은 "가이드가 아내다보니 나의 장점, 단점을 많이 안다. 경기를 운영하는데 있어 내가 조금 더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호흡이 잘 맞아 제가 흔들리거나 힘들어할 때 포인트를 잡아준다. 심리적으로 위축됐을 때 조언을 해주고 응원을 해주니 힘이 났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정훈은 이제 2인조와 3인조에서 다관왕 도전에 나선다. 늘 곁에 있어주는 아내에게도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내가 볼링 첫 경기에 나서게 됐는데 스타트를 잘 끊어 기분이 좋다. 2, 3인조에서도 다른 파트너들과 호흡이 잘 맞으니 무난히 2, 3관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뒤 "운동 선수이니 아내에게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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