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연재] 매일경제 'MK포커스'

[MK포커스] 1년 전과 다른 분위기…롯데는 왜 추락했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오랜만에 2연승을 거뒀다.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롯데는 연장 접전 끝에 15-11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승리를 한 롯데의 표정이 밝을 수만은 없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54승2무67패가 됐다. 순위는 그대로 8위다. 7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3경기 차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LG와는 5경기 차다. 6위 KIA타이거즈와는 4경기 차. 오히려 9위 NC다이노스와는 1.5경기차, 최하위 kt위즈와는 4경기 차로 위보다 밑과의 차이가 크지 않다.

현실적으로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희박하다는 게 다수의 시선이다. 롯데는 KIA와 함께 가장 많은 2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가을야구 안정선 척도라 할 수 있는 승률 5할을 달성하려면 남은 경기에서 13승을 거둬야 한다.

매일경제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부진은 시즌 초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많이 다른 분위기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불과 1년 전, 그리고 올 시즌 개막을 하기 전까지의 분위기를 봤을 때 현재 롯데가 받고 있는 성적표에 대한 평가는 ‘추락’이다. 지난해 전반기를 7위로 마무리한 롯데는 후반기 미친 듯한 상승세로 정규시즌 3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보였다. 한 달 동안 19경기에서 13승6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9월은 정반대 분위기다. 2연승을 하기 전 롯데는 8연패 수렁에 빠졌다.

올 시즌이 개막하기 전 롯데에 대한 전망은 밝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디펜딩 챔피언 KIA와 두산과 함께 우승을 다툴 전력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 롯데는 개막 7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이후 순위를 5위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투자 대비 효율로 따지면 더욱 뼈아프다. 롯데는 올 시즌 연봉 총액(105억1800만원)과 평균 연봉(3억8956만원) 모두 1위 구단이다.

가장 큰 원인은 마운드의 침몰에서 찾을 수 있다. 19일 경기까지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5.43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특히 선발투수들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 롯데 선발 평균자책점은 5.65로 9위다. 올 시즌 롯데에서 선발 경험이 있는 투수는 모두 8명이다. 이들이 합작한 승리는 고작 28승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선발진에서 가장 큰 변화는 외국인 투수, 1선발 교체다. 지난해 7월 다시 합류한 조쉬 린드블럼이 두산으로 떠나면서 좌완 펠릭스 듀브론트를 새로 영입했다. 이름값만 놓고 봤을 때, 2013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인 듀브론트가 위인 듯 했지만, 6승9패 평균자책점 4.92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지난 12일 웨이버공시됐다. 반면 린드블럼은 14승(4패)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린드블럼과 함께 지난 3시즌 동안 원투펀치를 이뤘던 브룩스 레일리의 부진도 뼈아프다. 레일리는 26경기에서 9승11패 평균자책점 4.83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9월 들어 승리 없이 3패에 평균자책점은 6.06을 기록하며 부진에 빠져있다.

가장 뼈아픈 변화는 토종 선발의 부진이다. 지난해 나란히 두자릿수 승수를 거뒀던 베테랑 송승준(11승)과 영건 박세웅(12승)의 부진이 그렇다. 송승준은 노쇠화로 올 시즌 3승만 거두고 있고, 그 중 2승이 구원승이다. 개막 무렵 팔꿈치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박세웅도 1승4패 평균자책점 8.12에 그치고 있다.

선발이 시원치 않으니, 불펜의 힘도 빠진 모양새다. 역시 지난해 후반기 롯데의 반등을 이끌었던 필승조 듀오 조정훈과 박진형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조정훈은 부진, 박진형은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다. 진명호, 구승민 등 새 얼굴이 합류했지만, 마무리 손승락도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마운드의 침체를 고정되지 않은 안방에서 찾는 분석도 있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롯데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포수 강민호(삼성)의 FA이적이었다. 예상치 못한 주전 포수의 이적에 롯데는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프로 2년 차인 나종덕과 강민호의 보상선수로 건너온 나원탁이 주전포수로 테스트를 받았고, 지난해 백업 역할을 했던 김사훈도 주전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셋 다 주전포수로 정착하지 못했다. 군입대까지 미뤘던 나원탁은 SK와의 개막전에서 2루 도루 저지를 하려다 당시 선발 듀브론트의 엉덩이에 송구를 해서 도마 위에 올랐고, 나종덕은 포수로서 기량이 늘었지만, 타격이 기대 이하였다. 김사훈은 주전 포수와는 기량이 먼 선수였다. 결국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안중열이 시즌 중반부터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가 강민호를 떠나보내고, FA시장에서 잡은 선수는 외야수 민병헌이다. 시즌 초부터 외야는 교통정리 문제가 화두였고, 안방은 새 얼굴 찾기가 이슈였다. 정작 중요한 포수 포지션은 보강이 아니라 약화였고, 외야는 잉여 자원들로 넘쳐났다는 지적이다.

재계약에 성공한 조원우 감독의 리더십도 비난을 받고 있다. 올해 3년째 롯데를 맡고 있는 조원우 감독이고, 지난해 극적인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끌었지만, 경기 운영이 소극적이다라는 평가가 많다. 물론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아쉽긴 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라는 지적이 많다. 화려한 멤버들로 최적의 조합을 찾지 못했다는 평가도 늘어나고 있다.

이래저래 롯데의 성적은 기대 이하다. 그래서 실망하는 반응이 많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3위라는 성적이 롯데에겐 독으로 작용한 면이 없지 않다. 냉정히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